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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시드니…주택난에 30~40대 줄줄이 타도시行

늙어가는 시드니…주택난에 30~40대 줄줄이 타도시行

기사승인 2024. 02. 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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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드니에서는 30~40대 젊은 인구가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대규모 규제 완화를 통해 도심지에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자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도메인 닷컴(domain.com)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가 집값을 부담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급속히 사라지면서 더 이상 어린이를 볼 수 없는 늙은 도시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호주 스카이 뉴스는 13일(현지시간) 매년 약 7000명의 30~40대가 시드니를 떠나고 있다면서 주택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조부모가 손자를 쉽게 볼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암울한 전망은 이날 발표된 뉴사우스웨일스주 생산성위원회의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위원회는 시드니의 젊은 인구가 사라지는 이유가 높은 주거비로 인해 젊은이들이 다른 주나 시 외곽으로 빠지는 가운데 과도한 건축 제한으로 신규 주택 건설(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드니는 호주에서 가장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곳이지만 주택 가격은 대부분의 젊은 세대가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2023년 시드니 지역 주택 평균 가격은 한화로 10억원에 달해 다른 도시에 비해 최대 200%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아흐터스트라트 생산성위원회 위원장은 "많은 젊은 가족들이 통근 시간이 긴 외곽 교외에서만 집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시드니를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건축 제한 규제로 주택 건설이 금지된 시드니 도심 교외 지역에 주택을 건설할 것을 제안했다. 도심 가까운 곳에 거주지가 확보되면 근로자들의 생산성과 임금이 향상되고, 통근 시간에 배출되는 소비자의 탄소 배출량이 줄어들어 오히려 토지와 녹지 공간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도심 지역 건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드니 외곽에 있는 몇몇 지역들은 2007년 이후로 거의 1년 동안 섭씨 35도 이상을 기록하는 반면, 도심에서는 66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삶의 질 면에서도 도심지 추가 주택 건축이 훨씬 이익이라는 것이다.

위원회는 용적률을 높여 더 높은 건물을 허용하면 약 4만5000채의 주택을 더 공급할 수 있고 임대료 역시 5.5% 또는 한화로 주당 평균 2만7000원가량 낮출 수 있다면서 "인구밀도를 높여도 삶의 질은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밴쿠버, 뮌헨, 비엔나와 같이 시드니와 인구는 비슷하지만 인구밀도가 높은 여러 도시의 삶의 질이 시드니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원회의 보고서에 주정부는 발 빠르게 호응하고 나섰다. 우선 주거용 토지의 절반 이상이 문화유산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힘들었던 지역에 대한 규제 완화 논의가 시작됐으며, 도심 지역에 아파트 건설을 확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야당과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개발을 우선시하는 정부 정책이 지역사회의 문화유산과 인프라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환경과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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