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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가 대신 갚고 회수 못한 전세보증금 4조원…2년새 6.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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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4. 02. 11. 11:33

회수율 2019년 58%에서 지난해 10%대로…재정 악화 우려
전세사기
대전전세사기피해대책위와 지역 피해자들 220여명이 지난 5일 대전 서구 대전시청 잔디광장에서 정부의 과실 인정 요구와 배상을 촉구하며 집회에 참가한 모습./연합뉴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준 뒤 회수하지 못한 채권 잔액이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HUG의 재정건정성이 크게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이 HUG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대위변제에 따른 채권 잔액은 4조2503억원이다.

이는 2021년 말 6638억원, 2022년 말 1조3700억원에 이어 증가세다. 불과 2년 만에 6.4배 늘어난 셈이다.
전세 보증보험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을 경우 HUG가 자체 자금으로 먼저 세입자에게 돌려준 뒤 2∼3년에 걸쳐 구상권 청구와 경매를 통해 회수하는 상품이다. 즉 앞으로 회수해야 할 돈이 4조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채권 잔액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94.3%가 몰려 있다. 서울이 1조5147억원으로 가장 많다. 경기와 인천도 각각 1조3128억원, 1조1843억원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전세사기가 가장 많이 발생한 강서구의 채권 잔액이 5237억원으로 34.6%를 차지했다. 이어 양천구(1594억원), 구로구(1555억원), 금천구(1389억원) 순이었다.

경기에서는 부천이 4675억원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인천에서는 부평구(3319억원), 미추홀구(2894억원), 서구(2322억원), 남동구(2021억원)의 채권 잔액이 컸다.

문제는 채권 회수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19년 58%였던 연간 회수율(당해연도 회수금/대위변제 금액)은 2020년 50%, 2021년 42%, 2022년 24%로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는 15%를 기록했다. 이는 HUG의 재정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맹 의원은 "대위변제액이 증가한 상황에서 경매까지 지연되면서 HUG가 받아야 할 채권 잔액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악성 임대인 등에 대한 처벌과 구상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HUG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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