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산업 성장성 등 여러 요인 고려 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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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현재 '저(低)PBR'이 테마화됐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PBR 1배 미만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 모두 청산한 가치보다 주가가 낮게 형성됐다는 의미'로 주가 저평가 상태를 설명하는 지표로 쓰인다. 문제는 실적 성과나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낮은 PBR 자체만 주목할 경우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591.31로 전 거래일 대비 0.92% 하락 마감했다. 지난달 부진했던 코스피가 이달 들어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2일 기준 2615.31을 기록했지만, 상승세가 길게 가지 못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정부가 예고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지난 1일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우리 증시의 투자 매력도를 높여나가기 위해 기업 스스로 가치 제고 노력을 할 수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 기재,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프리미엄 지수' 개발, 주요 투자 지표인 PBR과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비교 공시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PBR이 1배 이하인 상장사들의 주가 저평가가 주목되면서,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으로 해당 종목들의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실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현대차, KB금융 등에 적용할 경우 주가가 최대 2배 이상 뛸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의 PBR은 현대차 0.68배, KB금융 0.43배다.
다만 투자자의 시선이 저PBR에 꽂히면서, PBR이 낮은 종목들은 모두 이번 정책의 수혜를 입게 될 것이란 분위기가 만연해졌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작년 열풍이었던 '테마주'가 생각난다는 평가다.
PBR 1배 미만을 무조건 주가 저평가로 보는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저PBR이 길게 유지된 기업의 경우 전방 산업의 성장성 등 주가 상승을 저해하는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PBR이 1배 미만인 종목들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의 수혜자로 따오르면서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구체적인 밸류업 프로그램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낮은 PBR=주가 저평가의 시각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증시의 특성상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수출 구조로 인해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우세한 상황은 국내 코스피 시장에는 지속적으로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국내 자산구조가 유동화하기 어려운 부동산 비중이 높아, 주식시장에 투입될 자금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 발표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의 증시부양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국내 정치·경제적인 상황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가계 자산구성에서 파생되는 정책 효과의 한계점으로 일본 만큼의 증시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