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인 돼지고기 판매 부진이 증거
올해 성장률 5% 목표 달성 상당히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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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을 인생 최대의 즐거움으로 생각하는 중국인들은 돼지고기에 진짜 진심이라고 해도 괜찮다. 링훈즈우(靈魂植物), 즉 소울푸드로 인식하고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당연히 엄청나게 사육되고 있다. 중국 경제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4일 전언에 따르면 전국에서 5억 마리 이상을 키우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 돼지고기 위상이 상당히 휘청거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선 도매 가격이 예사롭지 않다. 4일 기준으로 1㎏에 24.68위안(元·4590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할 경우 5분의 1이나 떨어졌다. 전형적인 디플레이션 조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소비량은 더욱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춘제 전후 때보다 3분의 1 정도 줄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소울푸드라는 별칭이 영 무색하다.
춘제인 10일을 전후해서도 상황은 좋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이징시 펑타이구(豊臺)구에 소재한 신파디(新發地)시장의 상인 장위시(張玉璽) 씨가 "올해 춘제 장사는 망쳤다고 본다. 명절이 코앞인데도 판매가 부진하다. 가격 인상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나 싶다"면서 불평을 토로하는 것은 아무래도 괜한 게 아닌 듯하다.
이처럼 돼지고기 소비에서도 디플레이션 조짐이 보이는 이유는 하나둘이 아니다. 양돈업자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 창궐에 따른 지난 수년 동안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생산을 대폭 늘린 현실을 우선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 9년 만에 최대인 6000만톤 전후 생산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너 나 할 것 없이 중국인들의 주머니가 최근 들어 텅텅 비게 됐다는 사실 역시 꼽아야 한다. 전국 각지에서 임금 체불과 삭감 현상이 일상이 된 게 아무래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보인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상황은 돼지고기 소비에서도 확연해지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