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안타까운 희생 위로와 명복"
정부, 1계급 특진·옥조근정훈장 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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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지난 밤 안타깝게도 두 소방대원이 순직하셨다"며 "두 소방 영웅의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빌고 유족 여러분께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공동체를 위한 희생은 고귀하다. 두 소방 영웅의 안타까운 희생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이유"라며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들의 노고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두 청년 소방관은 화마에 삼켜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다. 불이 난 공장 안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진입을 결정했고, 이후 급격한 연소 확대로 내부에 고립돼 화마에 삼켜졌다.
배종혁 문경소방서장은 "최초 도착 시 건물 내부에 인원(사람)이 있는지에 대해 계속 번복이 있었다"라며 "다 탈출했다고 했는데 육가공 제조업체 관계자 1명이 나왔고, 안에 5명이 다시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리 대원들이 직접 올라가서 인명 검색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순직한 두 소방관은 구조대를 직접 지원할 정도로 투철한 사명감으로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펼쳤으며, 동료들에게 누구보다 책임감 넘치는 소방관이었다. 특전사 중사 출신으로 2021년 8월 소방 공무원에 합격해 구조 분야에 임용된 박 소방교는 평소에도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라고 할 정도로 소방관으로서의 자부심이 컸다.
김 소방장은 20대 초반부터 경북도소방본부에 몸담으며 젊은 세대답게 비번인 날엔 서울 맛집에도 다니며 평범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에는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스스로 구조대에 지원했고, 같은해 11월 이철우 경북도지사 명의의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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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이 운영하는 순직소방관추모관 홈페이지에는 두 소방관의 추모 글이 잇따르고 있다. '그대들의 용기에 감사하다' '하늘에선 부디 평안하시라' '숭고한 희생정신은 우리들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있을 거다' 등 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지난 12월 제주도의 한 창고 화재현장에서 진압활동 중 창고가 붕괴돼 순직한 고(故) 임성철 소방교 이후 62일 만에 또다시 소방관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현장에서 소방관을 보호해야 할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45년 이후 현재까지 순직한 소방관은 총 428명(순직소방관추모관 기준)으로, 해마다 현장에서 인명을 구하다 목숨을 잃고 있다.
소방청은 지난 12월부터 소방대원의 현장활동 중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안전관리 업무의 전문성·독립성을 확보하는 내용 등을 담아 개정한 '소방공무원 현장 소방활동 안전관리에 관한 규정'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시행 두 달여 만에 현장에서 소방관 2명이 순직하면서 전문가들은 외국처럼 동료 소방관을 구출하는 전문 TF 인력 등을 마련해 소방관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우 동료 소방관을 구출하는데 고도로 훈련된 전문 TF 인력이 따로 있다"며 "소방 대원이 고립돼 구조 요청하면 즉시 투입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전문 인력이 없고 고립된 대원이 생기면 뒤늦게 구조팀을 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소방 대원 구조팀) 구축을 해놓는게 좋겠고, 화재 현장마다 동시에 투입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순직한 두 소방관에게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이들의 장례는 경상북도청장으로 3일간 진행되며, 마지막 날인 3일 경북도청 내 동락관에서 영결식이 엄수된다.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