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 “재판청구권 침해···직접고용 판결 위반”
1심 “하청 노동자, 한전 직원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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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취재를 종합하면 한전은 섬 지역 전력공급 사업을 위탁한 하청업체 JBC 노동자들에게 소송을 포기하지 않으면 자회사인 한전MCS로 고용 승계가 어렵다고 요구했다.
한전은 지난해 섬 발전소 운영 수의계약과 불법 파견 문제를 개선하라는 감사원 및 법원 결정에 따라 JBC와 맺은 위탁용역 업무를 종료하고 해당 업무와 JBC 일부 인력을 한전MCS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JBC 노동자들에 따르면 한전은 노동자들이 진행 중인 한전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을 취하하지 않으면 한전MCS로 이동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6월 광주지법 민사11부(재판장 유상호)는 JBC 노동자 145명이 한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에서 파견근로자 보호법에 따라 하청 노동자들이 한전 직원 지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한전은 불복해 항소했다.
실제로 한전과 JBC노동자들이 지난해 12월 27일 진행한 '도서근로자 상생 방안 4차 회의 내용' 문건을 보면 한전 측은 "소송 유지 조건의 자회사 이관 방안은 추진이 어렵다. 현실적 방안은 소송 취하를 전제로 한 자회사 이관 또는 경쟁 입찰 뿐"이라며 "자회사 전적 미동의 근로자에 대한 고용 유지는 불확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한전 요구에 소송에 참여한 JBC 노동자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재판청구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JBC 소속 노동자인 이재동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도서전력 지부장은 "한전은 하청업체 182명 노동자들이 소송을 포기하지 않으면 자회사로 옮겨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이는 헌법상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한전이 직접 고용하라는 판결과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헌법 제27조는 모든 국민이 법률에 의해 재판 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에 한전 측은 "지난 30년 가까이 지속된 퇴직자 전관 특혜 의혹을 불식시키고, 노동자의 고용불안 해소와 공익적 역할을 고려한 합리적인 도서전력설비 위탁운영 업무 방안을 정부와 협의해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전 측은 소송 포기 논란 관련 설명을 하기 위해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에 방문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소송 포기는 헌법상 권리 침해라고 지적했지만, 한전은 자회사 이동을 위해서는 소송 취하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