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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9일 연결기준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2조8000억원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전분기 보다 15.23% 개선된 성적이다. 지난해 1분기부터 분기 연속으로 실적이 회복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6402억원을 시작으로 2분기 6685억원, 3분기 2조4335억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늘었다.
4분기 잠정 매출은 67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0.59%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 4.91% 감소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58조1600억원, 영업이익이 6조54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14.58%, 84.92%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메모리 반도체 시황 회복으로 DS 부문 적자가 축소되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DS 부문 적자가 1조~2조원 대로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DS 부문 분기 영업손실은 지난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를 기록했다.
메모리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과잉 재고가 소진되면서 주력인 반도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메모리 D램이 2022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흑자전환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낸드 업황 회복은 더뎌지고 있고, 시스템반도체,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 회복도 늦어 파운드리 가동률 개선이 다소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다른 사업부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모바일과 가전을 포함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2조원대, 삼성디스플레이(SDC) 2조원 안팎, 하만 4000억원 등이다. SDC는 스마트폰 주요 고객 플래그십 수요 강세 지속과 올해 신제품 수요 대응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특히 SDC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 아이폰15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상승세에 탄력을 줬다는 분석이다.
MX 부문은 견조한 태블릿, 웨어러블 판매가 있었지만, 스마트폰 출하가 감소하는 4분기 특성 등으로 전년과 유사한 실적이 예상된다. 반면 DX 부문은 TV와 가전의 수요 회복 지연과 경쟁 심화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35조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는 전년보다 435% 증가한 수준이다. 우선 올해 반도체 업황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어 올해 반도체 부문 연간 11조원의 영업이익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인공지능(AI) 중심 고부가 메모리 제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고 가격도 오르는 점에 주목한다.
디스플레이, 모바일, 소비자가전 등 전 부문의 흑자도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AI폰을 내놓으면서 시장 선점효과를 노리고 있다. MX 사업부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13조5000억원대로 내다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4' 행사를 열고, 온디바이스 AI를 처음으로 적용한 갤럭시 S24 등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TV에 차세대 AI 프로세서를 탑재해 기존 스마트 TV를 뛰어넘는 'AI 스크린' 시대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AI로 진화된 비스포크 가전, AI노트북(갤럭시 북4) 등 AI 제품을 대거 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