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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총장은 성대인(人)으로서의 자부심에 대해 대학 슬로건 공모전에서 '예로부터 나라의 인재는 성균에 모여 왔으니, 그대 머묾이 우연이겠는가'라는 신입생의 제안을 언급하며 성대의 기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음은 유 총장과의 일문일답.
-성대는 대학발전과 혁신의 아이콘으로 유명하다. 발전 동력은 무엇인가.
"성대의 발전 동력은 우리 구성원들이 가진 '혁신의 DNA'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국내 최고 대학이 되어야 한다는 열정이 있다. 성균관이라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사회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다. 구성원들의 이 같은 노력과 열정이 모여 지금의 성균관대학교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구성원이 각자 다른 생각과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과가 없었을 것이다."
-취임하면서 '존경받는 대학', '미래 사회를 위한 담대한 도전'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최근 대학 이야기를 들으면 등수 등 너무 결과 평가론적인 것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취업이라는 목표가 중요하지만, 정말로 학생들의 입장에서 무엇인가 더 느끼고, 배우고, 우리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지면서 자라날 수 있는 게 오히려 더 중요하지 않냐. 너무 눈앞의 현실에 매몰되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 학교는 논문 등수 등에 매여있지 않고 인류와 사회를 위해 어떤 기여를 했는지 더 많은 시간을 쓰고 고민해야 하지 않겠는가 싶어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됐다."
-'성대다움'이라는 표현을 강조하셨다. '성대답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항상 우리 나름대로의 색깔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자께서 인간이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회사후소(繪事後素)를 강조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뜻으로 그 기본과 근본이 인의예지(仁義禮智)라 하셨다. 최근 우리 대학에서 학생증에 들어갈 슬로건 공모전을 개최했는데 학생들의 제안에 정말 크게 감동을 받았다. '예로부터 나라의 인재는 성균에 모여 왔으니, 그대 머묾이 우연이겠는가'라는 슬로건을 아직 입학식도 하지 않은 신입생이 제출했는데, 읽는 순간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험과 함께 성균관대학교는 이런 대학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성대 내 반도체 학과가 많이 만들어졌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과학 분야 교육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
"우리 학교가 집중해야 할 것은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를 가르쳐 공급하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고 산업을 선도해 갈 수 있어야 한다. 성대는 15년 전부터 반도체에 특화해 삼성전자와 인력 양성, 연구를 같이하고 있다. 또 앞으로 많은 IT부품 및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이차전지에 주목하고, 바이오·제약 분야에도 집중하려고 한다."
-학생 교육과 관련해 총장으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요즘 '무전공 입학'이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 학교는 지난해 학생의 자율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선택한 전공이 맞지 않으면 다른 공부를 준비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어떤 한 전공으로만 살아갈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또 학생들에게 교환학생, 봉사활동 등 수업 이외의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 직장생활을 하기 시작하면 다른 것을 해볼 기회가 없다. 글로벌 기업에 현장 실습을 나가는 것도 학생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 자양분이 될 것이다."
-대학의 연구 환경에 대한 패러다임 시프트를 시도하고 있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
"예전에는 연구 결과가 논문·특허·프로덕트 세 가지로 나왔다. 특히 논문에 숫자가 몇 개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했다. 이제는 그런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좀 더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 논문이 나오고 난 뒤 새로운 학문·연구를 시작하거나 그러한 연구 결과를 산업화해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임팩트 있는 연구다. 이러한 것들이 작년에 제가 제일 먼저 바꾼 패러다임 시프트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기업 연구기관과 함께하는 산학 생태계 시스템으로 캠퍼스 확장을 말씀하신 바 있다.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저희 자연과학캠퍼스 식물원 부지를 수원시 등과 협업해 'R&D 사이언스파크'로 만들 계획이다. 그곳에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와 관련된 글로벌 기업 연구소를 유치하고자 한다. 인문사회과학캠퍼스의 경우 대학로를 중심으로 문화·예술 위주의 연구 사업을 하는 것이 목표다. 가능하면 대학로에 공연장을 사서 하나의 문화 캠퍼스 타운을 조성해 무용·연기·예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싶다."
-취임 후 만 1년이 넘으셨다.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 3년 동안 추진하실 정책은.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고 난 뒤 계획을 세우다 보니 1년이 엄청 빨리 지나갔다.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캠퍼스를 실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인문사회과학캠퍼스는 언덕이 많고 교육과 연구 공간이 부족하다. 이를 어떻게 큰 틀에서 변화시킬 수 있을지 지난해 마스터플랜을 짠 결과, 교수회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규제 개혁 덕분에 해당 부지를 혁신성장 구역으로 바꿔 상당 규모의 건물을 신축할 수 있다. 또 학교 내부에 있는 모든 주차 시설을 지하화하면 공간의 안정성도 좋아질 것이다. 자연과학캠퍼스에는 내년 하반기 9000평 규모의 'Fab-Lab동' 건물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