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미래·한투·NH·삼성·KB證, 작년 ‘1조 클럽’ 가입 무산…올해엔 수익 성장에 초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105010003747

글자크기

닫기

김동민 기자

승인 : 2024. 01. 07. 18:30

빅5, 2022년 이어 2년 연속 실패
고금리에 따른 시장 침체로 증권사들 실적 둔화
CEO 교체 통해 리스크 관리 및 성장 기반 확대 방점
"PF 리스크 충분히 대비···향후 큰 손실 없을 것"
basic_2022
미래·한투·NH·삼성·KB증권 등 자기자본 기준 '빅5 증권사'들은 지난해에도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이 무산된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미래에셋증권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영업익 1조클럽에 들어간 뒤 2021년엔 5대 증권사 중 KB증권을 제외한 4곳이 모두 영업익 1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2022년에 빅 5 증권사 외에 메리츠증권만 1조클럽 문을 두드렸고, 작년엔 한 곳도 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삼성증권이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 7000억원을 넘어서며 1조 클럽 가능성을 높였지만, 4분기 영업익이 100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되면서 영업익 1조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고금리 기조 속에서 시장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이들 증권사가 실적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채권 운용을 비롯해 주요 수익원이었던 부동산금융 부문이 휘청거리면서, 증권사들의 영업익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빅5 증권사들은 지난해 부동산금융과 관련해 수천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한 바 있다.
올해 빅5 증권사들의 1조 클럽 달성 여부도 순탄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여전히 업계 뇌관으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부동산PF 관련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비해왔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큰 손실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CEO(최고경영자) 교체까지 단행하면서 리스크 관리와 수익기반 확대에 초점을 맞춘 만큼 수익 구조를 전환한 만큼, WM과 IB 등 여러 비즈니스 영역에서 수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 중 한 곳도 지난해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곳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삼성증권이 7434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6473억원, 미래에셋증권 6114억원, KB증권 6113억원, NH투자증권 5904억원 순이었다.

3분기까지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증권은 4분기 영업익 추정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1조원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삼성증권의 4분기 영업익 추정치로 각각 1720억원과 1340억원을 제시했다. 이를 감안하면 9000억원 수준에 그친다는 얘기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역시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인 1680억원, 1850억원을 반영해도 영업익 1조원은 먼 얘기다.

업계에서는 긴축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주식시장 불황이 지속되고, 이에 따라 수익도 감소했기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시장 침체기로 부동산금융 부문 손실도 컸다. 과거 부동산 호황기 동안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했던 것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셈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6조3000억원이었으며, 연체율은 13.85%로 은행 등 다른 업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이에 빅5 증권사들은 작년 3분기까지 관련 충당금으로 3210억원을 적립하기도 했다.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운용손실도 발생했다. 금리가 높아질 경우, 채권 가격은 반대로 내려가고 증권사들은 투자한 채권에 대한 손실이 발생한다. 작년 한해 국고채 3년물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4월 3.263%부터 시작해 4.006%까지 오르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빅5 증권사들이 운용하는 채권 규모는 100조원이 넘는다.

증권업계의 영업환경은 올해도 어려운 상황이다. 고금리 상황이 유지되고 있을 뿐더러, 최근에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한해가 될 전망이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워크아웃 진행시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의 건전성 분류에 따른 충당금 적립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부동산 PF 리스크와 관련해 증권사들이 꾸준히 대비해온 점을 고려한다면 큰 손실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PF가 작년 초부터 계속 이어져왔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충당금도 많이 쌓고 충분히 준비를 해왔다"라며 "큰 리스크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한 증권사들은 CEO교체와 함께 수익 구조도 개편하면서 리스크가 큰 부동산금융 이외의 사업에 보다 집중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빅5 증권사들 중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이사를를 제외한 모든 CEO가 교체됐다. 정 대표이사의 경우, 라임·옵티머스 관련 중징계 처분으로 연임이 불확실한 상황이기도 하다. 이렇듯 지난해 발생한 여러 리스크과 실적 부진 등을 타개하기 위해 맞춤화된 새로운 수장들이 나선 만큼, 전년보다 수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빅5 증권사들은 작년부터 고액 자산가들을 유인할 목적으로 WM점포를 개설하고, WM 강화에 맞춘 조직개편을 실시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왔다. WM 전문가라 불리는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각자 대표이사와 이홍구 KB증권 각자 대표이사가 새 사령탑으로 온 것 역시 향후 WM 부문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IB 부문에서도 올해 IPO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조직 개편을 통해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증권은 조직 개편을 실시해 IPO를 담당하는 ECM팀을 3개에서 4개로 늘렸다.
김동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