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선박 시장서 기술력 인정
해운업 불황 속 HMM 인수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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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업계 '구름조금'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활기…메가 캐리어 탄생 기대감 '쑥'
지난 3년여 간 코로나19 타격으로 부진했던 글로벌 항공업계는 지난해 재정비를 마치고 올해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나선다. 1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 한해 세계 항공사는 사상 최대 규모인 47억명의 승객을 운송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항공업계는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여객·화물 수송 실적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면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올해 4분기 연말 특수와 연초 성수기를 기점으로 항공업계 전반의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간 지지부진했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절차에 속도가 붙고 있어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는 오는 2월 14일 전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심사를 잠정적으로 결론 내리겠다고 공지했다.
이번 EC의 결합 승인이 이뤄지면 앞으로 미국과 일본의 경쟁 당국의 심사 통과만 남게 된다. 항공업계에서는 EU 집행위가 제시한 내년 2월 14일 이전에 합병 승인 여부의 결론이 공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EU 집행위가 스탑 더 클락(Stop the Clock)을 해제한 데 따라 향후 심사 진행 과정에 성실히 임해 이른 시일 내에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이 밖에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업황 회복에 따라 신규 항공기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8년 11월 보잉사와 B737-8 50대에 대한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선제적으로 신규 항공기 물량을 확보하면서 구매 항공기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22년 LCC 최초로 화물 전용기를 도입한 이후 화물운송사업 기반을 구축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A330-300 3대를 도입했으며, 올해 A330-300 중대형기 2대를 포함해 7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 조선업계 '구름조금' 친환경선박 기술력 돋보여…추가 수주 기대
국내 조선업계의 고부가가치 친환경선박 기술력이 국제 선박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 세계 친환경선박 발주량 중 45.3%가 한국 수주이며, 특히 2년 새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량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잔량은 지난해 10월 기준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인 3988만CGT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이후 전 세계 발주량의 30%대를 점유한 수준이며,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 조선 3사인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의 지난해 수주 잔고는 122조9845억원으로 이미 3년치 일감을 쌓아둔 상태다. 그 중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총 158척(해양 1기 포함), 223억2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치인 157억4000만달러의 141.9%를 달성한 것이다.
또한 국내 조선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수소·암모니아와 같은 차세대 가스운반선 시장에서도 추가 수주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인 고부가·저탄소 선박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 EU·일본의 기술력 확보 등 추격 심화, 인력 부족 문제 등은 당면 과제로 남아있다.
◇ 해운업계 '흐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더딘 회복…HMM 인수전 주목
글로벌 해운업계의 불황은 올해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글로벌 수요는 감소하는데 공급 과잉이 이어지면서 물동량 반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글로벌 주요 선사들의 적자가 심화될 수 있으며, 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HMM 역시 실적 하락세가 뚜렷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HMM의 경우 코로나19 시기 호황기를 거치면서 이익 잉여금만 10조원 넘게 쌓아둔 상태이지만, 물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매각 절차를 더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어도 향후 1~2년 이상 해운업황이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자본력이 전제되지 않은 기업을 선택한다면 경쟁력이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림그룹은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본계약 체결을 위한 자금 조달력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지분 57.9%에 대한 인수 희망가로 6조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은 선박 등 자산 유동화 1조원, 영구채 발행 5000억원 등의 자금 조달 계획이 있으며 HMM 인수 파트너인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도 5000억∼7500억원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팬오션 유상증자와 인수금융으로 4조∼5조원을 확보하고 자산유동화와 영구채 발행, JKL파트너스 지원 등까지 합치면 6조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하림그룹의 인수주체인 팬오션의 3분기말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4600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자산의 장부가액은 5조9000억원이 있는 상태다. 유형자산은 대부분 선박 등 유동화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상증자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규모의 증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하림그룹은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충분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업계의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유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HMM 인수전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