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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뉴SK ①] “서든데스는 없다”…확실한 변화로 조직 혁신

[최태원의 뉴SK ①] “서든데스는 없다”…확실한 변화로 조직 혁신

기사승인 2023. 1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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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펙스 세대교체 등 발빠른 결단
최창원 신임 의장, 소통 깅화 기대
신사업 성과·오너십 강화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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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SK그룹이 다시 한번 변화의 물결을 맞고 있다. 2016년 최태원 회장은 세계적 경기 침체 속 '서든데스(돌연사)' 위험성을 설파하며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투자 컨트롤 타워로 세우는 변화를 줬다. 위기 때마다 나온 최 회장의 경영 결단은 위기를 기회로 반전 시킨 '신의 한수'가 됐다. SK하이닉스 인수, SKT 인적분할, SK온 물적분할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 최 회장이 올해 재차 '서든데스'를 언급했다. "빠르게, 확실히 변하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다"며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그룹 컨트롤타워 수장에 사촌동생 최창원 부회장을 세워 오너십도 강화했다. 서든데스 위기 돌파를 위한 '승부사'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과 비전을 조망해본다.

아시아투데이 이지선 기자 = 최태원 회장이 7년만에 또다시 '변화'를 주문했다. 2016년엔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혁신)'였다면, 이번에는 "빠르고, 확실한 변화"다. 정기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에서는 변화의 의지가 더 확실히 드러났다.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와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진의 세대교체, 투자 조직 효율화를 추진하면서다. 최 회장은 신사업 육성기를 지나, 확실한 성과를 내는 사업이 아니라면 빠른 결단을 내리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새 수펙스 의장을 맡은 사촌동생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과의 소통도 강화하며, '매니지먼트'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 회장이 이끌어낼 '확실한 변화'
2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조만간 임원인사 후속으로 인력 재편이 단행될 전망이다. 올해 최 회장은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수펙스 의장에 앉히고, 부회장단을 대거 교체했다. 아울러 수펙스에서 투자 기능은 줄이고, 각 중간지주사 인원도 사업회사로 재배치하면서 조직을 효율화했다. 자회사의 '따로 또 같이' 기업문화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 회장은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장강 앞물결은 뒷물결에 밀려난다"며,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라고 설명했다. 젊은 감각으로 경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한 그동안 투자를 확대하면서 신사업 씨앗을 뿌렸다면, 결과를 판단하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할 필요가 있다는 의중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성과를 토대로 사업을 과감히 개편해나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투자를 주도하던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의 인력 재편이 추진된다. 수펙스 투자 조직이 SK㈜로 이관되며 인원이 약 10~20% 줄어들 전망이다. 아울러 SK㈜에서도 그동안 투자했던 사업들을 본격화하기 위해 계열회사로 인력을 재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도 팀장급 인력이 사업회사로 내려가 각 사업 성과를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 투자 조직이 통합되고, 그동안 여러 사업이 늘어났던 만큼 투자 조직 인원은 자연히 줄어드는 것"이라며 "새로운 경영진들이 배치된 만큼, 인력을 전반적으로 재배치하는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딥 체인지'한 최태원의 SK그룹

최 회장은 그동안에도 '과감한 변화'를 추진해왔다. 특히 SK그룹의 포트폴리오를 기존 정보통신, 에너지·화학 중심에서 반도체·소재, 바이오, 그린에너지, 디지털 등으로 전환해냈다. 이를 위해 각 사업회사들에는 과감한 투자, 도전을 독려해왔다.

2016년 10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독하게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딥 체인지'를 주문했다. 이후 인사에서 최 회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조대식 의장을 앉히고, 투자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아울러 대규모 인적 쇄신으로 현재의 '중간지주사 체제'를 확립해나가기 시작했다.

5년간 꾸린 중간지주사 체제는 SK㈜ 산하의 SK이노베이션·SK스퀘어·SKC와 SK디스커버리로 구성됐다. 에너지 사업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2차전지 사업을 새로 육성해내고 있다. ICT 사업은 SK스퀘어에서 주도한다. SK텔레콤을 분할해 반도체 및 비통신 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웠다. SKC는 이차전지와 반도체 소재를 만드는 사업회사들을 거느리면서 투자를 활성화했다.

SK디스커버리는 최창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독자 경영을 펼쳤지만 역시 그룹 내 중간지주사다. '따로 또 같이'라는 SK그룹 경영 철학을 토대로 사업을 추진해 친환경 소재, 제약, 가스, 혈액제제 사업 등을 키웠다. 그 결과 'BBC(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반도체·Chip)'가 어느새 그룹 핵심 사업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다.

◇'그룹 컨트롤타워' 최창원 부회장 역할 '주목'
최 회장은 올 CEO세미나에서 투자 시스템을 검증하라고 주문하며 '신중한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향후 내실 있는 사업을 위주로 재편하는 '매니지먼트'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회장의 혁신 의지는 그룹 컨트롤타워를 맡은 '복심' 최창원 부회장을 통해 빠르게 전파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최 부회장에 대해 "커리어나 프로페셔널(전문성)을 볼 때 충분히 (의장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재계에선 약 30년간 SK그룹에서 몸담으면서, 최창원 부회장이 최태원 회장의 깊은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약 6년동안 SK디스커버리를 독자적으로 경영해오면서, SK그룹 체질개선에도 확실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꼼꼼한 업무 스타일을 보유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바이오 사업을 새로 육성해내고 특히 국내 기업 최초로 코로나19백신을 개발해 내기도 냈다. 수소,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 냈다는 성과를 결국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최 부회장은 앞서 10월 CEO세미나에서도 "지금은 신호와 소음이 혼재된 변곡점"이라며 "신호를 발견하는 리더의 지혜와 방해를 무릅쓰고 갈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든데스' 위기 상황 돌파를 위해 최태원 회장이 주문한 '딥 체인지'와 '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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