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성공 시 재계 13위
'승자의 저주' 주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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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을 선정했다.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879만주다. 매각 예정 가격은 6조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이 HMM 인수에 끝까지 성공하면 단숨에 재계 순위 13위까지 오르게 된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집계 기준 하림그룹의 자산은 17조원으로 재계 27위에 있지만, HMM은 하림보다 8조8000억원 많은 25조8000억원, 19위다. 둘의 자산을 합치면 42조8000억원 수준으로, 40조7000억원 규모인 CJ그룹 보다 위인 13위에 들어설 수 있다.
단순 몸집만 커지는 것이 아닌 '초대형 종합물류기업'으로도 거듭날 수 있다. 1978년 닭농장인 '황등농장'으로 시작한 하림은 이후 점차 사료·식품가공·유통 등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지난 2015년에는 벌크선사 팬오션 지분 58%를 1조80억원에 인수하면서 해운사업에 물꼬를 틀고, 곡물유통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회사 안팎에선 국내 1위 벌크 해운사인 팬오션사와 글로벌 8위 컨테이너 선사인 HMM을 인수하면서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일각에선 하림이 본계약을 비롯해 향후 회사 운영까지 무사히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본 회사보다 규모가 큰 회사를 인수하는 이른바 '배보다 큰 배꼽'을 얻기 위해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앞서 하림은 올해 6월 말 기준 갖고 있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 1076억원, 이익잉여금 1조 6227억원에 더불어, 그룹 역시 자산 유동화를 통해 1조원대 자금을 모았다. 여기에 인수 자금을 더 모으기 위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인수금융 대주단을 확보했다. 또 팬오션 인수 당시 손을 잡았던 중견 사모펀드(PE)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와 동시에 5조원대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도 동시에 진행했다. 그럼에도 '순조롭게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양 사업을 모두 진행하기 위해 지난 10월 한진칼 주식 390만 3973주(지분율 5.8%) 전략을 1628억원에 처분하기도 했다. 해당 처분으로 150억원 이상의 투자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