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수익 창출 '매력적'
"내년에도 대형사 강세 지속"
IPO 주관 실적은 증권사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기본적인 상장 수요가 항상 존재해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기업금융(IB) 실적에 타격을 받은 증권사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주관 실적 확보는 IPO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주관 실적이 늘어날수록 수익성 개선과 함께 추후 일어날 IPO 주관사 선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IPO 주관 실적은 1위(국내 증권사)는 1조2870억원의 미래에셋증권이다. 올 9월까지만 해도 3위권이었지만, 하반기 대어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을 성공적으로 상장시키면서 선두로 도약했다.
2위는 NH투자증권이다. 1조2421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과 약 400억원 차이에 불과하다. 올해 꾸준히 성과를 내면서 2위 자릴 지켰으며, 올해 마지막 상장인 DS단석이 남아 있어 1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오는 22일 코스피에 입성하는 DS단석은 수요예측에서 흥행,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 12%를 상회하는 10만원으로 결정되는 등 성공적인 IPO가 예상된다.
상당 기간 IPO 주관에서 선두를 지켰던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뒷심이 떨어지면서 8598억원의 주관 실적을 기록, 3위로 떨어졌다.
전체 주관 실적의 58.6%가 이들 3사의 실적이다. 올해 IPO시장이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증권에 집중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내년에도 이들의 실적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IPO 상장예비심사에 통과한 11개의 상장 추진 기업 중 5개사의 주관을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곳은 NH투자증권이다. 지난달 심사승인이 난 HB인베스트먼트, 오상헬스케어, 케이웨더를 단독 주관한다. HB인베스트먼트는 공모주 청약이 내년 1월16~17일로 예정돼있다. 오상헬스케어와 케이웨더는 증권신고서 제출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부터 빠르게 주관 실적을 쌓을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한 45개 기업들 중 10개의 기업에 주관사로 참여했다. 심사 승인이라는 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주관실적을 올릴 수 있는 물량을 확보했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심사승인을 받은 기업 주관은 현대힘스 1곳 뿐이다.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한 기업 주관은 5곳에 그친다. 그럼에도 플랜텍과 엔카닷컴 등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코스피 상장사들은 상대적으로 대어로 분류, 상장에 성공한다면 실적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초 상장이 유력한 삼현(심사승인)의 주관사이며, 예비심사 청구서 접수 기업 중 10곳의 주관을 맡았다.
IPO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단 한 번 할 수 있는 이벤트이기에 성공적인 상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종 변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성공적인 실적을 쌓아온 경험을 가진 증권사가 주관사 선정 경쟁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는 매년 치열한 주관사 선정 경쟁을 벌이는 이유가 된다. IPO 주관 실적이 많은수록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주관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IPO 시장은 전통의 IPO 강자로 불리던 증권사에 주관 실적이 몰리는 모습을 나타냈다"며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금융시장 상황이 전망되는 만큼, 이들 IPO에서 이들 대형사의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