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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의 뉴LG] 산전수전 이겨낸 5년… ‘뉴 LG’ 완전무장

[구광모의 뉴LG] 산전수전 이겨낸 5년… ‘뉴 LG’ 완전무장

기사승인 2023. 12.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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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씨 뿌리고 배터리 소송전 勝
구본무체제 흔적 지우고 新경영 채비
R&D 임원 '확' 늘리고 조직 '슬림화'
"적극적 리더십·고객에 미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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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1978년생 구광모 상무가 LG그룹 총수자리에 올랐다. 다섯 등급이나 뛰어오른 승진, 이제 막 마흔의 나이에 얻은 회장 타이틀에 곧바로 '파격'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우려와 의구심 속에 밟아나간 폭풍 같은 5년간의 산전수전은 구 회장을 '거인'으로 성장시키기에 충분했고, LG를 완전히 새로운 조직으로 키워냈다. 글로벌 전장기업 'ZKW'와 로봇기업 '로보스타'를 전격인수하고 R&D 총괄 컨트롤타워 'LG사이언스파크'를 세웠다. 기회를 보던 배터리사업은 분할과 상장까지 골든타임에 맞춰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렇게 씨를 뿌린 신사업들은 그룹의 주력으로 커나갔다. 삼성과 'OLED'를 놓고 신경전을, SK와는 '배터리'로 소송전까지 벌였고 결국엔 이겼다. 정기인사에서 부친 고(故) 구본무 회장의 흔적을 말끔히 지우며 구광모 친정체제로 무장했다. 상속세까지 완납하며 실질적, 절차적 신경영 채비를 마쳤다. 때마침 들려온 29년만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 소식으로 거창한 '뉴 LG 출범' 세레모니도 했다. 공식석상에 나타난 구 회장의 헹가래 모습이 각 신문 1면을 장식했고 직원들과 고객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그렇게 안팎의 완전무장을 마치며 상징적으로도 명실상부한 '뉴 LG'가 세워졌다.

아시아투데이 최원영 기자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그려 온 '뉴 LG' 큰 그림의 퍼즐이 맞춰졌다. 연말 정기인사에서 부친 구본무 회장 체제를 이어온 6인의 부회장 중 마지막 권영수 부회장이 물러났고 7000억원이 넘는 상속세 납무까지 일단락 되면서다. 이전 세대의 유산이 구광모 회장으로 모두 계승 또는 경영적 인계가 완료됐다는 방증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구광모, 5년간 '뉴 LG' 채비 마쳤다… 친정 체제 구축
13일 재계에 따르면 2024년이면 구광모 회장 체제가 햇수로 6년째를 맡는다. 재계에선 기존 5년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경영이 펼쳐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구 회장이 그룹 현황을 역량을 파악하고, 조직을 단속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온전히 구 회장만의 오너 플레이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구 회장은 11월 말 단행된 정기 인사에서 핵심사업을 도맡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을 전격 교체했다. 젊은 세대를 위한 결단이라고 권 부회장은 용퇴 소회를 밝혔다. 이로써 권 부회장을 비롯해 앞서 물러난 하현회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까지 구본무 회장을 보필하던 6인 부회장이 모두 일선에서 물러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젊은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뉴 LG' 기조에 맞춰 조직은 더 없이 젊어졌고 슬림화 됐다. 기존 선대회장 임명 부회장단이 물러난 자리엔 구 회장이 발탁한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남았다. 1회장 2부회장 체제의 정립이다. 인사를 마친 구 회장은 지난 7일 여의도 트윈타워 본사에서 사장단 협의회를 주재했다. 69년생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70년생 문혁수 LG이노텍 부사장 등 새로 선임된 CEO를 포함해 총 40여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이 강조하는 '고객' 중심 경영철학이 사장단들에 깊게 새겨졌을 거란 관측이다.

특히 빠르게 변해야 하는 LG그룹 신규 임원 평균 연령은 49세다. 신규 임원의 무려 97%에 해당한 96명이 1970년 이후 출생자로 집계 됐다. 올해 최연소 임원은 1982년생 손남서 LG생활건강 상무다. 구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연구개발(R&D) 분야의 임원 규모는 역대 최대로 늘었다. 31명의 R&D 인재가 승진한 가운데 24명이 인공지능(AI)과 바이오(Bio), 청청기술(Clean Tech) 등 이른바 'ABC사업' 분야에서 배출됐다. 그룹 내 R&D 임원 규모는 역대 최대인 203명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구 회장은 5년만에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 받은 재산에 관한 상속세를 완납했다. 7000억원이 넘는다. 이로써 절차적 상속이 일단락 됐다. 최근 LG트윈스의 29년만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은 리더로서 구광모 회장의 면모를 대내외에 각인 시킨 분수령이 됐다. 전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젊은 총수가 헹가래 받고 감격하며 MVP 오지환과 포옹했다. 직원들과 국민들 앞에서 젊고 열정적인 총수라는 이미지가 깊게 새겨지는 순간이었다.

◇ 잘 이끈 5년… 향후 과제는 적극적 '리더십'과 '고객'에 달렸다
조직은 재편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넘쳐난다. 세계 1위로 성장 시킨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업은 전기차 시장 개화로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시달린다. 글로벌 각 국의 자국산업보호 정책에 따라 공급망을 완전히 재편해야 하는 게 과제다. 중국의 저가 배터리 공세를 막아내야 하고 고객사를 끊임 없이 발굴해야 한다. 전장사업도 마찬가지다. 새롭게 재편 된 소재·부품·원료 공급망을 꾸리지 못한다면 고객들도 외면할 수 밖에 없어서다.

로봇과 AI 등은 아직 어디로 어떤 방식으로 개화할 지 알 수 없다. 기술 경쟁력은 쌓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고객들에 어필하고, 또 결국 팔아 이익을 내는 게 일이다. 어렵게 디스플레이 'OLED' 시장을 개척했지만 뒤늦게 달려든 후발주자에 주도권을 뺏길 수도 있다.

글로벌 인맥을 늘려가는 스킨십도 오너의 영역이다. 더 부지런히 만나고 끈끈한 파트너십이 필수다. 그렇게 고객을 만들고, 또 고객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 낼 경쟁력을 쌓는 일이다.

재계에선 구 회장 리더십에 대해 기대가 커진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다른 4대그룹 회장에 비해 소극적인 대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29년만의 프로야구 우승 이후 보여준 행보는 다소 파격적이었다"며 "이제 내부 단속을 마무리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내년엔 더 과감하고 적극적 현장경영 소식이 전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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