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권력 유지하려는 조코위 인니 대통령에 측근들도 실망”

“권력 유지하려는 조코위 인니 대통령에 측근들도 실망”

기사승인 2023. 11. 12. 15:5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INDONESIA-USA/ <YONHAP NO-0806> (via REUTERS)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을 안내하고 있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로이터 연합뉴스
내년 치러지는 인도네시아 대선에 장남이 부통령 후보로 출마한 조코 위도도 현 대통령에 대한 측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피선거권 연령 제한에도 불구하고 매제인 헌법재판소 소장 덕에 아들의 부통령 후보 출마길을 여는 등 최근 불거진 문제들로 "친족주의와 사법간섭 등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시도"라며 조코위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실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조코위 대통령이 내년 치러지는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행정부 내 불만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한 통신은 내각의 일부 장관들이 개인적으로 동료들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오랜 '충성파'들도 그의 전(前) 라이벌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그린드라당 총재 겸 현 국방장관의 손을 잡고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는 아들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6일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는 대통령과 부통령 출마 연령을 40세 이상으로 제한한 선거법이 위헌이라며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된 전력이 있는 사람은 연령 제한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헌법소원을 5대4로 인용했다. 이 덕분에 36세인 조코위의 장남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수라카르타 시장은 부통령 후보로 출마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위헌 결정에는 조코위의 매제이자 기브란의 고모부인 안와르 우스만 헌재 소장이 이해상충 방지 의무를 위반하고 배석해 출마길을 열어줬다. 헌재 윤리위는 최근 안와르 소장의 소장직을 박탈하기로 했다.

지난 10년간 조코위와 긴밀하게 일해왔던 일부 측근들은 권위주의 통치자였던 수하르토 전 대통령과 달리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을 상징했던 조코위에게 깊은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 선거캠프 전략가이자 오른팔로 꼽히는 안디 위자잔토는 조코위 장남의 출마길을 열어준 헌재 판결이 나온 당일 정부의 싱크탱크인 국가안보연구소 총재직을 사임하고 간자르 후보의 선거 운동에 합류했다. 그는 자신의 사임시기가 의도적이었던 것이라며 "오랫동안 함께 일한 사람으로서 매우 실망했다"며 공개적으로 조코위를 비판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의 현 집권당은 인도네시아 투쟁민주당(PDI-P)이다. 조코위의 장남 기브란도 공식적으로 PDI-P를 떠나지 않았지만 PDI-P의 대선 후보인 간자르가 아니라 야당 그린드라당의 총재인 프라보워의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 이로 인해 '친(親) 서민' 이미지로 지지율이 높은 조코위의 인기와 당내 조코위의 지지층이 프라보워에게로 옮겨갈 것인지도 큰 관심사가 됐다.

안디 위자잔토는 이에 대해 "비유하자면 조코위가 민주당의 오바마였는데 갑자기 트럼프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프라보워는 앞서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조코위 대통령과 맞붙어 모두 패배한 '라이벌'이기도 하다. 게다가 조코위의 차남은 지난 9월 인도네시아연대당(PSI)의 당대표로 선출됐다. 한국으로 치자면 민주당 출신으로 재선까지 성공한 대통령의 장남이 국민의힘 부통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고, 차남은 기본소득당 대표를 맡은 셈이다.

하지만 판세가 프라보워-기브란 쪽으로 기울지는 불분명하다. 위헌 판결이란 변칙을 통해 부통령 출마를 강행한 기브란은 여론조사 지지율이 역전되는 등 역풍을 맞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여론조사 기관 차르타 포리티카의 조사 결과 프라보워-기브란 팀의 지지율은 34.7%를 기록해 36.8%를 얻은 여당 후보 간자르 프라노워 전(前) 중부자바 주지사 팀에 뒤졌다.

프라보워 후보가 대선 여론조사에서 간자르 후보에 뒤진 것은 약 6개월 만이다. 정치 왕조를 구축하려는 노골적인 시도에 시민들이 반감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설문조사에 응한 시민 48.9%가 기브란의 출마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