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전 서울아산병원 교수 "50세부터 1년 1회 안저검사 받아야"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실명 유발 안질환은 초기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고 치료시기 마저 놓칠 경우 실명 위험이 커진다. 망막은 빛자극을 전기신호로 바꿔 뇌로 보내는데, 황반부가 기능을 상실하면 시력이 떨어진다. 한 번 손상된 신경조직은 원상회복이 불가하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김윤전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실명 원인이 신경에 있다면, 신경에 비가역적인 구조적 변화가 오면 시력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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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저검사는 전국 약 2500여 곳의 안과의원에서도 검사가 가능하지만 대국민 인식은 낮은 편이다. 국가건강검진 필수 검사항목은 아니기 때문에 안질환 증상이 없다면 필요성을 느끼기 쉽지 않아서다. 시력감소를 유발하는 안질환을 노화에 따른 노안으로 인식하는 것도, 안질환을 방치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정기적으로 안저검사를 꾸준히 받으면 실명질환의 조기발견 및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명을 유발하는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습성은 망막 아래에 신생혈관이 자라면서 혈관이 터져 출혈이 생기고 산출물이 나와서 황반부를 오염시킨다. 출혈과 지질 등 산출물이 쌓여 신경 조직이 위축되고 섬유화되면 시신경이 작동하지 못해 시력이 떨어지고 결국 실명에 이른다. 김 교수는 "망막의 역할은 빛자극을 전기신호로 바꿔 뇌로 보내는 것인데, 황반부가 기능을 상실하면 시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은 환자가 인지하기도 어렵고, 인지했을 땐 시력회복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안저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에는 주사약제가 좋아져서 시력 저하 시기를 늦출 수 있고 실명의 가능성도 매우 낮아졌다. 김 교수는 "주사약제는 신생혈관의 활성화를 줄여주는 것으로,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다"면서 "증상이 안정화 돼 주사치료를 중단할 경우 상당수에서 다시 재발하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젊은 성인의 실명원인인 당뇨망막병증의 경우 당뇨 유병기간 확인과 당뇨조절 여부가 중요하다. 1형 당뇨 환자의 안저검사는 당뇨병 진단 5년 이내에, 발병 시기를 확인할 수 없는 2형 당뇨 환자는 당뇨 진단 시 바로 안저검사가 권고된다. 당뇨망막병증에서는 혈관증식성 변화·혈관투과성 누출 증가·혈관폐쇄 및 신경퇴행 등으로 시력저하가 온다.
김 교수는 "혈관 구조가 변형되고 막혀서 혈액공급이 안되면 혈관내피성장인자에 의해 신생혈관이 발생하고 쉽게 터져서 출혈을 유발하고 시력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며 "견인망막박리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망막박리는 망막이 안구내벽에서 들뜨는 것으로, 망막에 영양이 공급되지 않아 시세포의 기능이 점차 떨어지게 돼 실명하거나 안구가 위축된다.
안압이나 여러 위험인자에 따른 시신경병증으로 시야장애가 생기는 녹내장을 1차적으로 스크리닝 하는데도 안저검사가 유용하다. 녹내장에서 안압검사가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정상안압 녹내장이 80%에 이르는 현실을 감안할 때 안저검사를 통한 녹내장 조기발견이 중요하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안저검사는 저렴한 비용으로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안질환을 초기에 발견하는데 유용하다"며 "50세 이후부터 1년에 1회 안저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