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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 올라와도 식지 않는 기아 타이거즈 팬 참여 행사 논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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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윤 기자

승인 : 2023. 10. 31. 16:28

/기아 타이거즈

기아 타이거즈 일부 선수가 팬과의 행사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보였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다만 정작 정말 사과해야 할 선수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어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지난 28일 기아 타이거즈는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팬 감사 행사인 호랑이 가족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선수단은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감사 인사를 건네는 시간을 가졌다. 평소 응원하던 선수단을 직접 가까이에서 보면서 손뼉을 마주하는 기회이기 때문에 팬들은 대부분 설레는 마음으로 실시간 상황을 동영상으로 찍어 남겼다.

행사가 끝난 후 팬들이 유튜브와 SNS 등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일부 선수들은 팬들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아무리 치켜세우는 말이었다고 해도 팬들 앞에서 다른 팬의 얼굴을 평가하며 선수끼리 사담을 나누는가 하면, 팬들을 앞에 두고 행사에 대한 불만족을 대놓고 드러낸 선수들도 있었다.

(1) "못 봤어?", "플러팅하네?"

(1)홍원빈·이태규 (2)김기훈·홍원빈 (3)김기훈 (4)나용기 /엑스(옛 트위터)
가장 크게 논란이 된 건 일명 '얼굴 평가' 발언이었다. 홍원빈이 먼저 지나간 팬의 얼굴을 다시 보고는 앞뒤에 서 있던 이태규와 김기훈을 향해 "못 봤어?"라며 흥분했다. 그는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김기훈은 "야, 방금"이라고 동조했다. 이후에 나용기는 한창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진행하고 있는데 "유신이 플러팅해 지금, 예쁜 사람들은 세게 쳐"라고 발언해 논란을 더했다.

얼굴 평가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선수 중에서 31일 오후 4시 기준 사과문을 올린 건 김기훈 1명이다.

/김기훈 인스타그램

김기훈은 31일 오후 3시 30분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난 10월 28일 행사 이후 수많은 연락과 질책을 받았다"며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 큰 상처를 드린 것 같아 무엇보다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사과했다.

논란에 대해서는 "팬분들 평가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영상을 본 팬분들은 오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이 아니다. 말 한마디의 무게감이 얼마나 큰지 느끼고 반성 많이 했다"고 밝혔다.

(2) "사고인데?"

/김유신 인스타그램
앞서 김기훈 외에도 김유신, 김석환, 정해영도 사과문을 올려 주목받았다. 김유신은 하이파이브를 하던 중 팬에게 앞으로 인원이 얼마나 남았는지 묻고, 500명 정도 남았다고 하자 "아 절반 정도... 사고인데?"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도 영상에 남겨져 확산하자, 팬들을 위해 함께 한 행사에서 할 말로는 적절하지 않다며 비판받았다.

이에 김유신은 31일 오후 1시 30분쯤 "팬 여러분께 많은 실망감을 안겨드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이번 호랑이 한마당에서의 경솔한 발언으로 어떻게든 시간 내서 선수들을 보러오신 분들께 실망과 안 좋은 추억을 남겨드려 죄송하다. 앞으로 언행 주의하며 응원해 주는 팬들께 실망시키지 않고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3) "장모님 나오신다"

/김석환 인스타그램

선수들 중 가장 먼저 사과문을 올린 건 김석환이었다. 김석환은 "장모님도 온다"라는 발언으로 팬들을 보고 한 말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는데, 사과와 함께 의혹을 바로잡았다. 그는 30일 오후 9시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선수단의 일원으로서 팬분들께 부끄럽고 죄송하다"라면서도 "그날 행사에는 저의 지인과 스승님도 참석하셨고, 그걸 아는 동료 선수가 '형 가족들 다 오시네요'라고 했다. 이에 내년에 결혼을 하게 된 제가 '다음 행사 때는 장모님도 오신다'고 대답했던 상황이었는데 그게 논란이 됐다. '조만간 장모님 나오신다'라는 말은 절대 팬분들과 관련 없음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석환의 상황 설명으로 팬들은 대부분 "맥락상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4) "힘들어요"

정해영 /기아 타이거즈
/정해영 인스타그램
이어서 사과문을 올린 건 정해영이었다. 그는 "힘들어요"라고 토로했다가 사과했다. 그의 사과문을 본 팬들은 "정해영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답답함을 드러내고 있다.

정해영은 혹시나 논란을 더 키울까 봐 사과문을 올려도 될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작은 논란이더라도 팬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됐다면 사과를 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무엇보다 제가 늘 진심으로 대했던 팬분들에게 이런 논란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너무 죄송스럽다. 그 말을 했을 때 다른 상황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변명 같아 다른 해명을 하지는 않겠다. 제 말로 상처받거나 실망한 분이 있다면 사과의 말씀 드린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번 행사뿐만 아니라 어떤 행사나 팬분들을 마주할 때 한순간도 진심으로 대하지 않은 적 없다. 늘 그랬듯이 행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정말 즐거웠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팬분들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행사 당일 정해영은 이의리와 함께 가발을 쓰고 나와 춤을 추면서 팬들을 즐겁게 했다고 알려졌다. 일부 팬들은 "사실 정해영은 어느 정도 연차도 쌓여서 춤 안 춰도 되는데 팬들 즐거우라고 팬 서비스한 것"이라며 "평소에도 팬 서비스 좋고, 하이파이브도 진짜 열심히 했다. 진작 사과해야 할 사람들은 안 하고 애먼 정해영이 사과를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아 타이거즈 공식 인스타그램

30일 기아 타이거즈 공식 SNS 계정에는 심재학 단장이 올린 사과문도 게재됐다. 심 단장은 "호랑이 가족 한마당 행사에서 몇몇 선수들의 그릇된 언행에 대해 기아 타이거즈를 아껴주고,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기아 타이거즈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번 일을 깊이 반성하며 지속적으로 실시해 왔던 선수단 윤리 교육에 더 힘쓰고, 팬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기아 타이거즈는 2023 정규리그에서 73승 2무 69패로 6위를 기록했다.

한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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