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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잘못으로 계약 사고 나도…배상금 절반 밖에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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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3. 10. 23. 09:42

지급률 55.9% 그쳐…법원도 계약자 책임 물어
정부, 공제금액 한도 2억원서 상향 검토
중개사협회, 거래 건별·금액별 공제가입 논의
서울 전세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외벽에 전월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연합뉴스
부동산 중개 사고를 당한 계약 당사자가 공인중개사의 잘못으로 금전적 손해를 보고 보상금을 청구했을 때 실제로 지급받는 금액은 청구액의 절반가량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자가 중개 과정에서 금전적 손해를 볼 경우 한국공인중개사협회(협회)나 보증보험 회사로부터 중개사 대신 피해액을 보증해야 한다.

22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부동산 중개 사고에 따른 공제금 청구 금액은 144억37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실제 지급액은 80억7000만원으로, 지급률이 55.9%에 그쳤다.

공인중개사 잘못으로 손해를 봤다며 1000만원을 청구해도 평균 56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는 중개사에게 귀책이 있더라도 법원은 계약자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을 묻기 때문이다. 임차인이 1억원 손해를 봤고 손해배상 청구 결과 중개인 과실이 50%라고 판결이 난다면 임차인이 받을 수 있는 배상금은 5000만원이 된다.
이런 가운데 피해 계약자가 공제금을 받기 위해 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내는 공제 소송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공제 소송은 591건, 중개 의뢰인의 청구 금액은 479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488건·청구액 375억원) 수치를 이미 넘어섰다. 이대로라면 연간 청구 금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부동산에서 매매나 임대차 계약 시 계약서와 함께 '부동산공제증서' 복사본을 수령한다. 공인중개사 잘못으로 금전적 손해를 볼 경우 중개사 대신 피해 금액 보상을 보증한다는 증서다. 일반적으로 보증금 한도는 2억원이다.

이를 보고 '문제가 생겨도 2억원까지는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계약자가 많다. 하지만 이 보증금은 공인중개사무소가 계약 건당이 아닌, 1년 간 보상해 줄 수 있는 손해배상금 총액을 의미한다.

가령 같은 해 계약자 10명이 한 부동산에서 피해를 보면 손해액이 크더라도 단순 계산으로 따졌을 때 1인당 최대 2000만원만 보상받을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부동산 공제증서가 보증하는 한도 금액을 올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도 공제 금액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협회도 계약 건별이나 거래 가액별로 공제상품에 가입토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를 위한 관련 연구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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