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박스로 주요 부위만 가린 채 나체 상태로 거리를 활보한 여성이 화제가 됐다.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압구정 박스녀'라는 이름으로 실시간 사진과 영상 등이 확산했다. 여성은 성별과 상관없이 행인들에게 박스 구멍 안으로 손을 넣어보라고 한 뒤 알몸 상태인 가슴을 만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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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커뮤니티 |
박스에는 '엔젤박스'라고 써놓고, 여성의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연결되는 QR코드도 부착해 관심을 끌었다. 일요신문과 인터뷰에서 2년 전부터 한국 AV 배우 겸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은 "나는 관종이다. 관심과 사랑받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병에 가까울 정도로 관심받는 걸 원했다. 일종의 애정결핍 같기도 하다"고 밝혔다. 과거 술집에서 일했던 사실도 공개하면서 "나쁜 일 한 것도 아니고, 누구 돈을 훔치거나 빼앗은 것도 아니다. 생계를 위해 직업 중 하나로서 일을 한 거다. 비난받을 일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길거리 퍼포먼스는 소속사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그는 현재 일반인을 인플루언서로 만드는 소속사에 속해 있다. 소속사 측에서는 그에게 "한국의 고루한 성문화를 깨보는 재밌는 퍼포먼스를 하자"고 제안했고, 별다른 고민 없이 수락했다. 그는 "평소 남자가 웃통을 벗으면 아무렇지 않고, 여자가 벗으면 처벌받는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걸 깨보는 일종의 행위예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그의 박스 안에 손을 넣은 시민들은 대부분 부끄러워하고, 가볍게 터치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이에 "더 심하게 만져도 되는데, 그런 분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팔로워 수도 늘리고, TV에도 나오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여성과 소속사 측은 부정적 반응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는다고 했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부럽다는 반응부터 공연음란죄와 뭐가 다르냐는 반응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성문화에 대한 도전으로 보며 참신하다는 반응도 있으나, 공연음란죄를 거론하며 불쾌하다는 반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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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구정 박스녀 인스타그램 |
'압구정 박스녀'는 "우리나라에서 남자가 웃통을 벗으면 아무렇지 않은데, 여자가 벗으면 처벌받는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긴 하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공공연한 장소에서 상의 탈의를 했을 때 주변인들에게 불쾌감을 준다면 성별과 상관없이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앞서 래퍼 빅베이비(이소룡)가 지난 6월 상의 탈의한 채 달리다가 경찰에 주의를 받고 문제를 제기한 일도 있었다. 그는 대구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러닝을 즐기다가 신고를 받은 경찰 3~4명에 의해 상의를 입으라는 권고와 주의를 받았다. 그 당시에도 해당 사건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었으나, 형법상 경범죄처벌법은 공개된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신체의 주요 부위를 노출해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에게 해당하기 때문에 신고를 받은 경찰로서는 권고할 수 있는 사항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형법 제245조(공연음란)에 따르면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할 수 있다. 공연음란은 공공장소에서 음란한 행위를 하고, 그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보게 되어 성적 불쾌감,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면 성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압구정 박스녀의 행위 역시 공연음란죄로 볼 수 있는지, 없는지를 놓고 여러 의견이 맞붙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