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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의 매직’ 리딩뱅크 반열 오른 하나은행…비은행 강화 과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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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3. 08. 20. 17:24

기업대출·비이자이익 선방에 실적↑
상반기 은행 순익 1.89조, 의존도 91%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카드·보험·운용 등 수익 다각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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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부드러운' 리더십 아래 하나금융의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하나은행이 처음으로 '리딩뱅크' 자리에 올라서는 등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함 회장은 은행 재직 시절부터 '영업통'으로 불렸던 만큼 현장을 중시하고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한다. 김정태 전 회장이 강력한 카리스마로 10년 간 하나금융을 이끌어왔다면, 함 회장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통한다. '낮은 자세로 섬김과 배려의 마음'이라는 함 회장의 좌우명처럼 직원들에도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 스스로 본인을 '시골 촌놈'이라 말하며 격의 없는 소통을 하곤 한다.

소탈함을 배경으로 스킨십 경영도 지속하고 있다.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에 있던 시절부터 시작했던 독서토론 모임은 은행장 때까지 이어졌다. 금융그룹 회장이 된 지금은 그룹 내 임원, 부서장 등을 대상으로 '시네마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책을 읽고 이에 대한 토론을 했다면 시네마포럼에서는 영상을 시청한 이후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주로 리더십과 관련된 영상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 회장은 하나금융의 체질개선도 꾀하고 있다. 비은행 강화를 위래 인수합병(M&A)에도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 비은행 부문의 성장세는 더디다는 평가다. 리딩뱅크를 넘어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필수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2조209억원의 연결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주사 설립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하나금융의 실적 성장세를 이끈 건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이다. 은행의 우량 기업대출 중심의 양호한 자산 성장이 이뤄졌고 신탁·퇴직연금·방카슈랑스를 포함한 자산관리 수수료와 외환매매익 증대 등 비이자이익이 대폭 확대된 덕분이다.

설립 후 처음으로 지난해 리딩뱅크 자리에 올라선 데 이어 지속적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2분기에는 국민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다. 상반기 기준 하나은행(1조8930억원)과 국민은행(1조8585억원)의 순이익의 격차는 크지 않다.

함 회장 앞에 놓인 과제는 명확하다. 비은행 부분의 강화다. 리딩뱅크를 넘어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과제다. 함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을 지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하나금융 순이익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1%에 달한다. 그룹 전체 순이익의 대부분이 은행에서 창출된다는 의미다. KB금융이 62%, 신한금융이 64.2% 수준의 은행 의존도를 보인 것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은행이 1조839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하나캐피탈은 1211억원, 하나카드 726억원, 하나자산신탁 471억원, 하나생명 131억원 등을 기록했다. 은행을 제외한 계열사들은 업계에서도 상위권이라고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하나은행 실적에 따라 금융그룹 실적도 좌우되는 구조인 셈이다.

하나금융이 KDB생명의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비은행 강화의 일환이다. 현재 하나금융은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KDB생명의 재무건전성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지속 추진시킬 필요가 있다. 지난해 리딩뱅크 자리에 올라선 이후 올해 1분기까지도 은행 1위 자리를 지켰지만, 2분기에 국민은행에 밀렸다. 수수료 수익을 보다 확대해 수익원 다각화가 필수 과제로 꼽힌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충당금 확대 등으로 건전성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M&A의 경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접근하고 있다"며 "증권이나 저축은행, 카드 등 어느 분야라도 인수 대상군이 있으면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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