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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 뭐길래…호주 정부, 악어 ‘불법사육’ 농장에 대한 조사 착수

명품이 뭐길래…호주 정부, 악어 ‘불법사육’ 농장에 대한 조사 착수

기사승인 2023. 07. 3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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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뿐만 아니라 악어 고기도 최근 수요가 폭증
악어 고기 닭고기보다 부드러워
800px-HK WIKIMEDIA
약 10만 마리의 악어가 호주에서 사육 중인 가운데 악어들에 대한 인도적인 대우를 보장하기 위한 정부의 정밀조사가 14년 만에 시작됐다. /위키미디어
전 세계 명품 업체들에 없어서는 안 되는 호주산 제품이 있다. 바로 악어가죽이다. 명품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는 핸드백에 악어가죽을 사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루이비통과 생로랑도 악어가죽을 사용한 여러 제품을 만들고 있다.

호주 북부 열대 지역에는 명품 브랜드용 가죽을 만들기 위한 악어 사육장이 21곳 있고, 이들은 일 년에 한화로 약 1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악어 농장들이 14년 만에 정부의 정밀 조사를 받게 됐다.

호주 공용 에이비시(ABC) 방송은 악어 농장에서 악어가 잔인하게 취급받고 있다는 동물권리 옹호 운동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악어 농장의 운영실태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단체들은 특히 2살 미만의 어린 악어가 가죽을 얻기 위해 도축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소형 핸드백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작은 크기의 어린 악어가죽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 악어 사육 전문가는 예전에는 악어를 수확하기 전에 약 1.6~1.8미터 또는 약 3.5세까지 키웠다고 말했다.

농장에서 키우기 위해 야생에서 악어알을 채취하는 작업 방식도 비판받고 있다. 주로 원주민들이 농장으로 악어알을 옮기기 위해 헬리콥터에서 매달리거나, 악어알을 보호하기를 원하는 어미 악어의 위험을 무릅써야 하기 때문이다.

조디 트루먼 악어 양식업자 협회 최고 경영자는 "악어들에 대한 인도적인 대우를 보장하기 위한 독립적인 감사를 지지한다"며 "동물권리 운동가들은 악어를 포함한 모든 동물의 사육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지적했다.

현재 호주에서는 약 10만 마리의 악어가 사육 중인데, 최근 들어서는 가죽뿐만 아니라 악어 고기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악어 농장주는 "악어 고기는 매우 건강한 고기이며 생선과 매우 비슷하고 닭고기보다 부드럽다"면서 앞으로 새로운 악어 고기 제품이 계속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타냐 플리버섹 환경부 장관은 "호주의 악어 양식은 정말 중요한 산업이며, 많은 원주민과 외딴 지역 사회에서 일자리의 중요한 원천"이라며 "알 수집, 야생 악어 포획, 사육 관행, 도축 방법에 대한 새로운 과학적 발견과 기술이 나왔기 때문에 오래 전 만들어진 업계 운영 강령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또 "악어가 크고 못생긴 공룡이라고 해서 프랑스 명품 핸드백을 만들기 위해 함부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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