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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전자, 북미·EU ‘HVAC’ 생산거점 투자 검토…950억달러 시장 공략

[단독] LG전자, 북미·EU ‘HVAC’ 생산거점 투자 검토…950억달러 시장 공략

기사승인 2023. 07. 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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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거점 폴란드 브로츠와프·미국 테네시
美·EU 보조금 지급 등 정책적 지원에 시장 선점
[사진3]LGE_미래비전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래 비전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발표하고 있다./제공=LG전자
LG전자가 북미와 유럽에 HVAC(히트펌프) 생산거점 마련을 위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LG전자의 유럽 생산 거점인 폴란드 브로츠와프와 미국 테네시 공장이 투자 대상으로 거론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북미와 유럽에 연구개발(R&D)부터 생산, 영업,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 구축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밝힌 2030년까지 투자하는 50조원 중 절반 정도는 HVAC 등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위해 투입될 전망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당시 중장기 미래비전을 발표하면서 "탈탄소화를 위해 만들어진 규제들이 현지에 생산지나 밸류체인 구축하지 않으면 인센티브 등 제약이 많다"며 "HVAC 사업에 대한 히트펌프 생산 등에 대한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유럽과 북미 지역에 새로운 거점을 만드는 것 보다는 기존 유럽과 북미의 중요 생산 거점인 폴란드 브로츠와프와 미국 테네시에 추가 증설·신규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LG전자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는 세탁기, 냉장고 생산라인이 있고, 미국 테네시에SMS 세탁기, 건조기, 워시타워 생산라인이 있다. 이 곳에서 에어컨·공조 시스템 등을 통합한 HVAC 생산라인이 검토된다. 이와 관련, 조 사장은 간담회에서도 "지금 투자된 것을 보완하는 방향"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LG전자가 유럽과 북미에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하는 배경에는 현지의 히트펌프 시장이 새로운 격전기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가스 수급 불안정해 지면서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가스보일러에서 히트펌프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어 미국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에너지효율이 높은 가전을 구매하면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도입하면서 각광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IRA 시행으로 향후 10년 동안 3690억달러(약 450조원)의 예산을 세액공제·보조금 등 직접 개입 방식으로 투입할 예정이고 2억5000만달러(약 3173억원)를 히트펌프 생산량 증대를 위해 투자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과 가계 에너지 비용 안정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고효율 에너지 주택 리베이트 프로그램(HEEHRA)'을 시행 중이다. 히트펌프는 막대한 초기 설치 비용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혀왔는데 이를 정부가 책임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HEEHRA에 따르면 히트펌프 구매시 최대 8000달러(약 1050만원) 상당의 보조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주정부의 정책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천연가스 사용을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600만대의 히트펌프 제품 보급을 목표로 삼았다.

또한 고효율 공조 제품인 히트펌프는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가스보일러와 달리 전기를 사용해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며, 연료비도 줄일 수 있어 주목받는다. 조 사장도 간담회에서 "일렉트리피케이션(전기화)의 대상이 난방영역으로 확대되는 상황에 LG전자는 가정용과 상업용 에어컨에서 고효율 인버터 기술을 가지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사업을 확대할 최적의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의 HVAC 분야는 이미 유럽 시장에서는 매출이 급증 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고효율 히트펌프 '써마브이'의 유럽 매출이 전년대비 120% 넘게 늘었다. 프랑스, 독일을 포함해 LG전자가 공조사업을 진행하는 유럽지역 국가 중 21년 대비 매출액이 2배 이상 증가한 국가는 70%가 넘을 정도로 유럽 지역에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LG전자에게 세계 HVAC 시장은 950억달러(한화 114조 5000억원) 수준의 매력적인 시장이다. 이중 특히 북미와 유럽이 40%의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EU는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리파워 EU' 플랜을 수립하고 2026년까지 히트펌프 약 2000만대, 2030년까지 6000만대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유럽시장은 히트펌프 시장은 2021년 200만 대 수준에서 2030년 700만 대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유럽과 북미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R&D 센터를 갖춰 인프라를 확대해 현지에서의 성과를 최대화 시킬 계획이다. 조 사장은 "(현지에서) 부족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가정 내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패턴, 서비스 유지보수의 사업 기회가 부상할 것으로 본다"며 "HVAC, EES, EV 충전기를 통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 에너지 플랫폼 영역에서도 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외에도 삼성전자도 히트펌프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삼성전자의 친환경 냉난방 시스템인 히트펌프 'EHS'의 매출 또한 전년대비 118% 증가했으며, 특히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매출이 각각 30배, 10배로 급증했다. 이외에도 일본의 파나소닉, 다이킨, 미쓰비시, 프랑스 아틀란틱, 스웨덴 니베 등 해외 제조사들이 히트펌프 시장에 뛰어들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제조사 가운데 유럽 시장의 히트펌프 매출이 가장 크고 최근 5년 새 지속적으로 시장 성장률 대비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2018년 공기열원 히트펌프(AWHP) 중 실외기와 실내기가 하나로 합쳐진 일체형 타입인 모노블럭 제품에 친환경 냉매인 R32를 세계 최초로 적용해 기술력을 인정 받으며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더욱 키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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