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연내 개방형녹지 가이드라인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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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건축 규제를 풀어 도심에 부족한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고밀·복합 개발을 유도하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실현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은 기존 건축규제를 완화해 대규모 민간 개발 시 대지 내 건축물의 면적(건폐울 50% 이하)을 줄이고 저층부에 녹지와 개방형 공공공간을 조성(30% 이상)하는 사업이다. 시는 남산과 청계천 등 주요 도심 생태·환경축과 민간과 공공부지, 인접 지역과의 연계를 통해 연속적인 녹지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저층부 핵심 점포와 보도가 연결되도록 배치하고 열린공간 제공, 지하공간 연계, 지하철 출입구 연결 등 건축물의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여 지역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목표다.
그간 도시정비형 재개발 정비계획을 통해 법적으로 확보되는 공원 면적은 약 5% 정도에 불과했다. 기존 공개공지는 건물에 부속적인 형태로 조성돼 보행환경을 저해하고 활용도가 떨어지는 등 공공적 공간으로서의 기능이 부족했다.
이에 시는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내 도시계획시설사업(다동공원) 1개소와 주민 제안이 이뤄진 9개 지구 등 전체 10곳에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적용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동공원은 현재 무교·다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일부 사업이 미시행되면서 온전한 공원으로 조성되지 못하고 주차장·파출소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는 토지의 약 80% 소유권이 확보됐음에도 일부만 공원으로 이용되는 현 문제점을 조속히 해결하고, 이 일대를 서울의 새로운 비전을 상징하는 '도심 표준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소문빌딩, 중앙빌딩, 동화빌딩 등 서소문 일대도 우선 추진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기존 3개 사업지구의 개방 공간은 개별 건축물만을 고려해 인접 대지 간 연계성이 부족하고 녹지공간 사유화, 녹지·보행축 단절 등의 한계가 있었다.
시는 민관 합동 통합기획을 통해 3개 사업지구 각각의 개방공간을 하나의 대규모 녹지공간으로 조성한다. 민간과 공공부지 경계를 허물어 하나의 가로숲길을 조성하고, 차로 폭을 축소해 보행자 중심의 도로를 만든다. 남산 소나무 숲을 확장해 소규모 공간은 정원으로 조성하고, 지하수와 우수를 활용해 도심 한가운데 '계곡 숲 공간'을 만든다. 건축물 필로티 하부는 날씨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활용 가능한 휴게시설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서소문 일대에는 서울광장 크기의 개방형 녹지가 만들어지고, 빌딩 숲 사이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대규모 열린 정원과 클래식 전문 공연장이 어우러진 새로운 문화거점이 생길 전망이다.
시는 올 하반기까지 구체적인 개방형 녹지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은 개방형 녹지가 갖춰야 할 △생태 △연속 △개방 △활력 △지속가능성 등 5가지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설계, 시공, 유지관리 단계까지 모두 아우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도심 속에 공원녹지를 많이 만들수록 빗물이 유입되는 지형이 조성된다"며 "이를 통해 투수율이 높아져 지하로 흘러드는 빗물이 늘어나면서 폭우 때 홍수 조절 효과와 함께 도시 열섬화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