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기 성남 등지 재개발 조합-시공사 갈등 격화
1분기 계약액 전년비 19% 감소
향후 원활한 주택 공급 차질 우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DL이앤씨는 엠큐브 주식회사와 체결한 약 3241억원 규모의 '다산 지금지구 자족1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 계약을 해지했다. DL이앤씨는 작년 4월 수주한 이 사업을 통해 경기 남양주시 다산지금 공공주택지구 자족1지구 일대 총면적 약 20만㎡ 부지에 지하 3층~지상 8층짜리 8개 동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를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행사인 엠큐브㈜가 사업 포기 결정을 내리면서 백지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 계약자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고금리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 원자잿값·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로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시행사가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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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산성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4월 말 기존 시공사업단(대우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과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사를 찾고 있다.
산성 재개발 조합은 2016년 11월 시공사로 대우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당시 합의된 공사비는 3.3㎡당 418만9000원이었다. 이후 조합은 2020년 7월 31일 시공단과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비를 3.3㎡당 445만원으로 인상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말 시공단이 3.3㎡당 공사비를 661만2000원으로 더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격화됐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들 사례의 원인으론 치솟는 공사비가 꼽힌다. 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51.16으로, 동월 기준 2020년(117.95), 2021년(130.70), 2022년(147.16)에 이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에 건설공사 수주도 줄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거·상업용 건축공사 계약액은 약 40조4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8% 줄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한번 오른 원자재 가격 등은 내리지 않는 특성이 있어 공사비는 앞으로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시공 계약 해지 사례가 늘고 건설공사 수주액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향후 원활한 주택 공급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