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가계대출 299만명, 원리금 갚느라 최소생계도 힘겨워

가계대출 299만명, 원리금 갚느라 최소생계도 힘겨워

기사승인 2023. 07. 02. 10:3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75만명은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많아
한은전경
서울 중구 한국은행 전경./재공=한은
약 300만명의 가계대출자는 원금과 이자를 갚느라 최소한의 생계를 이어가기도 힘겨운 상태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 가운데 175만명은 아예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더 많아 소비 여력이 완전히 '제로(0)'인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유행 3년을 거치면서 부동산·주식 등 자산 투자와 생활고 등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불어난 데다, 2021년 하반기부터 금리도 가파르게 올라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은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져 금융불안을 키울 뿐 아니라, 수출이 부진한 상태에서 민간소비 회복까지 막아 실물경기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국내 가계대출 차주 수는 모두 1977만명,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1845조3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차주 수와 대출 잔액이 각 4만명, 15조5000억원 줄었지만, 감소율은 0.2%, 0.8%로 미미했다. 1인당 평균 대출잔액도 3개월 사이 9392만원에서 9334만원으로 0.6%(58만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40.3%로 추산됐다. 2018년 4분기(40.4%) 이후 4년 만인 지난해 4분기(40.6%) 40%대로 올라선 뒤 내려오지 않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다.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결국 1분기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대출자들은 평균 연 소득의 40% 정도를 금융기관에서 진 빚을 갚는 데 써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DSR이 100% 이상인 차주도 전체의 8.9%를 차지했다. 175만명에 이르는 가계대출자의 연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과 같거나 소득보다 많다는 의미인데, 이 비중은 2020년 3분기(7.6%) 이후 2년 6개월 동안 계속 커지고 있다.

DSR이 70% 이상, 100% 미만인 대출자까지 더하면 DSR 70% 이상 대출자 수는 299만명(15.2%)까지 불어난다.

보통 DSR이 70% 정도면 최저 생계비만을 빼고 거의 모든 소득을 원리금 상환에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현재 거의 300만명의 대출자가 원리금 부담 탓에 생계에 곤란을 느끼는 것으로 추정된다.

차주 수가 아닌 대출잔액 기준으로는 DSR 70% 이상인 가계대출의 비중은 1분기 말 현재 41.4%에 이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