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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미국으로 망명, 공부를 계속한 끝에 하버드대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9년부터는 여러 대만 대학과 연구소들에서 교편을 잡거나 연구 활동을 하기도 했다. 2017년 미국으로 돌아간 다음에는 대만을 오가면서 중국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촉구하는 집회와 모임을 주도해오기도 했다. 여기까지의 인생 이력과 스펙은 상당히 높이 평가해줄 만하다.
하지만 2일 리위안쥔(李援軍)이라는 여성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9년을 참아온 끝에 왕단의 성폭행 미수 행위를 고발하기로 했다. 2014년 미국에 머물렀을 때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졸지에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더구나 이 여성의 폭로는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실일 가능성이 무척 높아 보인다. "왕단의 초청으로 그해 6월 6일 뉴욕을 방문했다. 그가 잡아준 호텔에도 투숙했다"면서 "함께 있던 그의 보좌관이 떠난 다음 객실에 둘이 있었다. 그러자 왕단이 강제로 입을 맞추고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내용은 누구를 모함하기 위해 마구 꾸며낼 수 있는 성질의 것과는 아무래도 상당히 거리가 먼 듯하다. 그가 외통수에 걸릴 수도 있다는 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왕단은 즉각 페이스북에 반박 글을 올려 "그녀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자신의 성추행설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6·4 톈안먼 사태 34주년을 앞둔 시점에 이런 글을 올린 것만으로도 그녀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미 설명된 것"이라면서 "바쁜 일이 많아서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현재로서는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일도양단으로 단정짓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근 왕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대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여성 당원들까지 나서서 잇따라 성희롱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사실을 상기하면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날까?"라는 속담이 생각난다고도 할 수 있다. 해외의 반중 인사들에게는 거의 영웅처럼 인식되는 왕이 스타일을 완전히 구기게 됐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