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운수권 패싱…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과정서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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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올해 1분기 4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2019년 1분기 이후 16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어서울 역시 269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31.7%에 달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머쥐었다.
양사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LCC 주력 노선인 일본·동남아 수요가 폭증하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두 회사는 노선 확대·신사업 등에서 고전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이슈로 2년째 신규 운수권 배분에서 제외되면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8일 12개 국제선 노선의 운수권을 7개 국적 항공사에 배분했다.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등 주요 LCC는 알짜노선이라 불리는 '몽골 노선'을 가져갔다.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도 지난해에는 노선 확보에 실패했지만, 올해는 무안 등 지방 공항에서 출발하는 몽골 노선을 얻게 됐다. 반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신청했지만, 허가가 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이 노선 배분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 이후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이 합쳐지는데, 운수권을 줄 경우 노선 독점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 심사가 늦어지면서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불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3개국의 합병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지만, 최근 EU와 미국이 잇따라 부정적인 의견이 내놓으면서 양사 합병 자체가 불확실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 양사는 향후 예정된 노선 경쟁에서도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례로 정부가 내달 인도네시아와 항공회담을 앞둔 가운데, 향후 해당 운수권 배분에서 에어부산이 또다시 제외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에어서울은 해당 노선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운수권 배분에 대해 직접적으로 국토부에 항의하기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 같은 제재에 경영 악화에 대한 불안감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선 확대에 제동이 걸리면서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은 항공기 도입마저 원활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등은 4~5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새 항공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