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신 아시아투데이 총괄 사장 사회로
이각범·김용호·강성진 교수 尹 1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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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각범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대통령 정책기획수석비서관(1995~1998년), 대통령 국가정보화전략위원장을 역임했으며 김영삼 정부가 대한민국이 나아갈 비전으로 제시했던 세계화·정보화의 기틀을 닦은 인물이다. 지난해에는 윤 대통령의 취임사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김용호 교수는 한국정치학회장을 지냈으며 한국 현대사를 동북아, 한미, 한일 관계에서 다각도로 조명한 연구로 주목받아 왔다. 강성진 교수는 한국국제경제학회장, 글로벌 에너지정책 전문가 양성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넓은 시야를 갖춘 글로벌 경제 전문가다.
다음은 선상신 아시아투데이 총괄 사장이 진행을 맡은 좌담회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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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각범 교수 = 문재인 정부 이후 나락으로 떨어진 대한민국을 구하기 시작한 힘겨운 여정이었다. 윤 정부 1년은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 안보태세의 정상화, 잃어버린 동맹을 다시 찾는 과정이었다.
△김용호 교수 = 국가 운영의 틀을 바꾸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인 시간이었다. 정책 측면에서는 지난 정권의 이념 노선을 자유민주주의로 회복했고, 경제 측면으로는 국가주도의 경제운용 방식을 기업주도 시장경제 활성화로 바꾸고 있다. 대외관계는 전략적 모호성, 균형외교, 자주외교를 전략적 확실성, 동맹외교, 가치외교로 전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강성진 교수 =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말이 딱 맞을 것 같다. 경제 측면에서 소득주도성장을 현실에 적용하면서 국가부채 등 여러 문제를 야기했는데, 그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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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각범 교수 = 윤 대통령이 쓴 취임사를 읽어보면 '자유의 신장(伸張)이 공동체의 발전을 가져온다'고 했다. 법률가로서 '나의 자유가 소중한 만큼 남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공동체적인 자유 수호는 사회적 공정, 상식, 정의를 뜻한다. 공정의 원칙을 자기 집단의 이해에 의해서 최소화하려는 것이 반지성주의다.
△김용호 교수 = 대외적으로 비자유주의, 권위주의가 발현하고 있고, 국내에도 (이념적) 민족주의가 여전히 존재하는 어려운 와중에 노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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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각범 교수 =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미 양국은 군사동맹에서 경제동맹, 가치동맹, 첨단기술 동맹, 우주동맹까지 다섯 가지 동맹으로 다각화됐다. 새 국제 질서 속에서 우리의 안보와 발전을 담보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이뤘다고 본다.
△김용호 교수 = 앞으로의 50년을 내다보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본다. 이번에 맺은 합의를 실천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다. 워싱턴 선언을 통한 핵협의그룹(NCG) 창설이 우리 안보를 지킬 수 있을까.
△이각범 교수 = 미국과 NCG 창설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었다. 그 이상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이스라엘과 비교를 많이 하지만 미국이 이스라엘처럼 한국에 핵을 허용하기엔 정치 지형의 불안정성이 크다.
△김용호 교수 = 우리나라 독자적으로 핵 무장을 전제하거나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하자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 두 가지 희생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한미 동맹이 깨지고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게 된다.
△강성진 교수 = 핵을 보유하면 우리가 완전히 고립되고 북한과 비슷한 형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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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진 교수 = 해외 요인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왔고, 전 정부의 국가 부채 증가가 있었다. 경제 지표가 좋아졌다, 나빠졌다식의 성과를 평가하기보단 '잘 관리했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이각범 교수 = 지난 1년간 일관되게 물가 상승을 잡은 만큼 선방했다.
△김용호 교수 = 추경호 경제팀의 위기 대응 능력을 믿을만하다고 평가하고 싶다. 소비자 물가 지수가 지난해 6.4%까지 올랐는데 올해 4월 3.8%로 낮아졌다.
-윤 대통령이 주장하는 노동개혁, 연금개혁, 교육개혁 3대 과제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이각범 교수 = 국회가 3대 개혁을 뒷받침해 줘야 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한 발자국도 못 나갔다. 하지만 노동조합의 정치화, 이념화에 대한 접근은 맞았다고 본다.
△김용호 교수 = 지난 1년 동안 노동개혁에 있어서는 화물연대 불법 파업에 대해서 정면 돌파를 하고 노동조합의 회계 투명화를 꾀한 면은 업적이라고 본다. 야권도 이 점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더라. 국민들 반응도 좋았다.
△강성진 교수 = 사실 3대 개혁에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인기 없는 정책이 꽤 포함돼 있다. 이 세 개를 이번 정부에서 다 하겠다는 것은 큰 욕심으로 보여진다. 개혁의 타깃을 세밀화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전체 노동조합이 개혁 대상이 아니라 문제가 있는 부분을 고치겠다는 시그널을 정확하게 줄 필요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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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각범 교수 =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야 할 정부, 여당이 생산성 떨어지는 정치를 하고 있다. 의석 수도 부족한데 메시지 전달도 산발적이다. 내년 총선 이후 강력한 여당이 되려면 실력 있는 분들이 국회에 와야 한다.
△김용호 교수 = 내년 총선 승리가 국정과제 완결성에 필수적이나 그러려면 세 가지가 꼭 필요하다. 첫째 인재 발굴, 두번째 투명한 공천 제도, 세 번째는 여당이 먼저 뼈를 깎는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
△강성진 교수 = 그동안 역대 보수 정권이 실패한 이유는 한 1년 하다가 정책 추진의 동력을 상실하면 포퓰리즘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생각하는 중요한 어젠다를 일관성 있게 가져간다면 정치 개혁도 이루고 중도층 지지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