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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인프라부는 튀르키예 보스포루스 해협에 위치한 공동조정센터(JCC)에 파견된 러시아 대표단이 협정에 위배되는 검사 계획을 고집하고 선박의 등록을 거부하는 등 우크라이나 항만 활동에 간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프라부는 "협정 체결 후 두 번째로 선박 검사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단 한 척의 선박도 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협정이 중단될 위기"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세계식량안보를 위험에 노출시키고, 식량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호셉 보렐 EU(유럽연합) 외교정책 대표도 러시아가 흑해에서 '긴급히 필요한'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선박 50척의 운항을 막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세계에 공급될 250억톤의 곡물을 EU의 대체 육상경로를 통해 유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수급 불안이 커지며 식량가격이 치솟자, 같은 해 7월 22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하에 흑해를 지나는 곡물수출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는 곡물수출협정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흑해 항로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이 재개되고 러시아의 곡물 및 비료 수출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면제되면서 치솟았던 식량가격이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해 11월 17일과 지난달 18일 두 차례 협정이 연장됐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정 이행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재연장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러시아는 협정 체결 이후에도 자국이 전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에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선박 검사 업무를 지연시켜 하루에 통과 허가를 받은 선박이 한 척에 불과하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곡물수출협정이 중단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18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RIA) 통신은 러시아 외무부 관리를 인용해 흑해 항로로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운반하는 선박에 대한 검사가 재개됐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선박 검사 중단의 원인은 협정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우크라이나에게 있다"면서도 해당 문제는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러시아는 러시아산 비료 수출의 장애물을 없애겠다는 약속이 이행되지 않을 시 언제든지 협정을 탈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협정 갱신에 대해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