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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전년동기 대비 96% 급감한 6000억원의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7일 주가는 오히려 전날보다 4.33% 이상 반등한 6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이 잠정실적을 공개하며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감산 정책을 드러낸 영향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자연 감산' 또는 '기술적 감산'으로 불리는 생산 라인 최적화와 차세대 제품 공정 전환 등으로 반도체 한파 위기를 넘기려는 전략을 써 왔지만 역대급 부진에 인위적 감산을 공식화 한 셈이다.
증권가에선 곧바로 최대 메모리 생산업체의 감산이라 산업 전반의 파급력이 크고, 삼성의 이같은 결정이 경쟁사들의 추가적인 감산에 나설 여력도 제공할 수 있다는 시각을 내놨다. 게다가 공급사의 감산 기조를 확인 한 고객사들의 구매 심리도 자극할 수 있는 이슈로 봤다. 이는 현물가격 인상으로 선행 반영 될 수 있다는 식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메모리 재고수준이 2분기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산에 돌입한다면 연말까진 재고가 줄어드는 궤도에 진입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간 메모리 반도체 2위인 SK하이닉스와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이 고강도 감산정책을 벌여왔지만 삼성의 무감산 정책과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재고는 더 쌓여만 왔다. 그 영향에 지난해 1분기 4달러에 근접했던 D램(DDR4 8Gb) 가격은 최근 1.7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물론 일각에선 재고가 높은 수준으로 남아있어 해소하는 데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과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등 불확실성도 여전해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재고는 29조576억원으로 전년보다 76.6% 늘었다. 시장 전망 역시 메모리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주요시장인 서버 산업이 전자상거래 둔화와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더딘 회복속도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