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증거인멸교사 혐의’ 이화영 추가 기소…벌써 세번째

李, 쌍방울 법인카드 유용 관련 언론 취재 시작되자 증거인멸 요청한 혐의
방용철 부회장, 李 요청에 회사 PC 하드디스크 교체 지시한 혐의
李·방용철 구속 기한 오는 14일까지…檢, 연장 절차 진행 중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해 9월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대북송금' 의혹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측에 자신의 법인카드 사용 관련 자료 삭제를 요청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3일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을 각각 추가 가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언론에서 자신의 쌍방울그룹 법인카드 의혹 취재가 시작되자 2021년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방 부회장 등에게 관련 자료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를 받는다.

방 부회장은 이 전 부지사의 요청에 따라 쌍방울 직원들에게 이 전 부지사의 법인카드 관련 자료들이 포함돼 있는 PC 하드 교체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방 부회장은 당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친동생 A씨(50), 윤리경영실장 B씨(50)와 어떻게 증거를 인멸할지 공유하면서 임직원들에게 증거를 삭제하라고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 30일 이 전 부지사와 방 부회장의 요청에 따라 PC 교체 등 관련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파악된 쌍방울 직원 7명에 대해 1명은 구속 기소, 6명은 불구속기소 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측 변호인은 "이 전 부지사가 그 당시에 김성태 쌍방울 회장에게 연락을 한 건 사실인데 증거인멸을 해달라는 부탁이 아니고, 언론에서 보도한다고 하니까 당사자인 쌍방울그룹에서 확인을 해보라는 의미로 통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부지사는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14일 구속 기소돼 수원지법에 재판을 받고 있다. 방 부회장은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 받고 있다. 방 부회장은 최근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하기도 했다.

이어 검찰은 지난달 이 전 부지사를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 등과 공모해 2019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800만달러(약 88억원)를 해외 밀반출하고 북한측 인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구속 연장 절차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최근 재판부에 이 전 부지사와 방 부회장의 구속 기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의 구속 기간은 오는 14일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