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형 배터리, 최근 전기차 탑재 늘며 시장 활성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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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미국 애리조나 퀸크릭(Queen Creek)에 원통형 배터리 독자 생산 공장 건설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월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을 발표했으나,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일각에선 공장 건설이 취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오히려 투자금액과 생산량 모두 대폭 확대해 공장을 짓기로 했다. 기존에 계획했던 투자금액은 1조7000억원에서 4조2000억원으로 늘렸으며 당초 예상했던 16GWh(기가와트시)의 생산량도 27GWh로 확대됐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 3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이는 전기차 시장 내 원통형 배터리 수요 증가 추세에 발맞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북미 시장을 선점하려는 LG에너지솔루션의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과거 둥근 모양의 원통형 배터리는 빈 곳이 생겨 에너지 밀도가 떨어진다는 단점 때문에 전기차보다는 주로 청소기, 노트북 등 소형 전자에서 쓰였다. 하지만 최근 용량과 출력이 대폭 향상된 4680 모델이 출시된 데다 파우치나 각형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 테슬라, BMW,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원통형 배터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글로벌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36조8000억원 규모에서 2026년 70조2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력 모델인 2170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해 미국 주요 전기차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는 국내 오창 2공장에서 4680 배터리가 본격 양산이 시작되는 만큼 추후 고객사 요청에 따라 국내외 생산라인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부지에 3조원을 투자해 16GWh 규모의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ESS용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 것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처음이다.
ESS는 남은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기에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에 필수적이다. 글로벌 ESS 시장 역시 각국의 신재생 에너지 정책에 따라 급격한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2020년 1조7000억원에서 2030년 3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이번 애리조나 독자 공장 건설이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및 ESS 시장을 확실하게 선점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차별화된 글로벌 생산 역량과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세계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