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모습 대신 밝고 환한 모습...대중들의 환영 받아
앞으로도 치열하게 연기해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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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도연이 오랜만에 도전한 로맨틱코미디로 또다시 성공을 거뒀다. 특유의 웃음 소리와 애교가 가득한 말투, 마치 실제 본인인 듯한 캐릭터 소화력이 이번에도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전도연이 열연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은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전도연)과 인기 일타강사 최치열(정경호)이 사교육 전쟁터에서 만나 사랑을 그려나간 작품이다. 마지막 회가 17%(닐슨코리아·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대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의 글로벌 톱10(비영어)에서 3위까지 오르는 등 사랑을 받았다.
"오랜만에 로코를 했는데 너무나 만족해요. 연기에 대한 만족보다 주변 반응이나 제 스스로 보고 싶었던 환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어요. 또 어머니, 딸과 함께 다같이 볼 수 있는 작품이란 점도 좋았죠. 마음이 든든하더라고요."
작품은 살벌한 사교육 시장이 배경이지만 자신의 조카를 딸처럼 기르는 행선, 그리고 그런 행선을 향해 점차 사랑을 키워나가는 치열의 로맨스가 힐링과 훈훈함을 선사했다. 중후반부엔 미스터리 스릴러가 중점이 되어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두 인물의 로맨스는 끝까지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그 응원에는 전도연만이 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큰 영향을 줬다.
"사실 행선 캐릭터가 쉽지 않았어요. 자칫하면 민폐로 비춰질 수 있다고 봤죠. 행선이 동의를 얻지 못하면 정말 산으로 갈 수 있는 이야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시청자들의 이해에 집중했죠. 처음엔 양희승 작가님이 행선을 아주 억척스러운 아줌마로 캐릭터를 잡았는데 실제 제가 그러질 못해 버겁고 힘들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요. 제가 가진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행선 캐릭터가 변화하게 됐죠. 작가님이 제가 연기한 행선 캐릭터가 더 좋다고 말해주기도 했고요. 행선으로 살면서 정말 행복했어요. 촬영을 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실제 제 웃음이 나온 적도 굉장히 많았어요."
실제 엄마인 만큼 행선에게 감정이입하는 순간도 많았다. 특히 행선이 아이를 맡기고 도망 갔던 언니의 편지를 읽는 장면은 눈물이 많이 났다고 한다. '너 잘하고 있어'라는 문장은 실제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열심히 사는 것에 늘 보상이 있는 건 아니지만 누구나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나. 저에게 많이 와닿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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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호의 칭찬에 휩쓸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말을 믿고 싶더라고요. 그러면서 의지하게 되고요. 정경호 배우는 참 상냥하고 친절해요. 모든 배우와 눈높이를 맞추고 인사를 하죠. 저도 모르게 그 모습에 호의적인 마음이 열리더라고요. 저와 현장을 유연하게 연결해준 건 정경호 배우의 힘이 커요."
또한 '일타 스캔들'이 사랑을 받았던 건 오랜만에 보는 전도연의 '편안한 모습'이 담겼기 때문이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비상선언', 드라마 '인간실격' 등 전도연이 최근 출연해온 작품은 다소 무거운 편이었다. 이번 작품으로 전도연의 대표작인 '별을 쏘다' '프라하의 연인' 등이 생각난다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다.
"저에게 다양한 장르, 선택의 폭이 넓었다면 다양한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그런 선택들이 크게 주어지진 않았어요. 제 의도와 달리 그동안 대중과 거리감이 좀 있는, 어려운 작품을 했고 그래서 '전도연이 하면 어려운 작품'이라는 편견 아닌 편견도 있었던 것 같아요. '일타 스캔들'을 하면서 주변에서도, 또 시청자들이 너무나 좋아해줘서 '그동안 내 작품이 힘들었나?'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앞으로 저 역시 이런 작품을 더 많이 했으면 해요."
데뷔 34년차의 베테랑 배우이지만 여전히 흥행에 대한 부담은 존재한다. "흥행에 대한 부담도 있고 갈증도 있다. 그러나 그 결과가 나를 어떻게 하진 못한다고 생각한다. 흥행이 안 됐다고 해서 작품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일타 스캔들'이 엄청난 사랑을 받아도 나는 크게 달라질 게 없다"고 덤덤히 말했다.
차기작은 오는 31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이다. 이 작품에선 싱글맘이자 전설적인 킬러 역할을 맡았다. 전도연은 "'길복순' 역시 내가 끌어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작품이다.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더욱 이를 악물고 촬영에 임했다. 내가 어떤 상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치열하게 찍은 작품이라면 그 노력이 돌아오게 된다. 지금껏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아갈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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