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승리 통한 의회 권력 탈환 과제…중도층·수도권 민심 회복
金대표 땅 투기 의혹 및 대통령실 선거 개입 논란 등 정치적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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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신임 대표가 8일 국민의힘 새 사령탑을 맡으면서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리더십이 주목을 받게 됐다. 그러나 그가 관리형 리더라는 점에서 선거 승리를 위해선 혁신과 통합의 노력도 큰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대표에게 다음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398일(3월9일 기준)이다. 우선 김 대표에게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총선 승리다.
여권 관계자는 "김 대표를 선택했다는 것은 윤석열 정부를 지원한다는 의미가 반영된 것"이라며 "국민 여론조사가 반영됐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 99%는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들이다.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친윤(친윤석열) 후보를 뽑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선 과정에서 친윤과 비윤(비윤석열) 간 계파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만큼 당내 갈등 봉합이 당장 김 대표의 시급한 숙제로 꼽힌다.
당내 화합을 위해서는 지지율 반등도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최우선 과제는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지지율이 더 떨어지면 당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려워진다"고 했다. 이어 "김 대표가 내년 총선까지 지지율을 견인해 당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는 변수"라며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자는 여론이 형성되면 친윤계나 대통령실에서도 지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불거진 각종 의혹 해소도 그가 풀고 가야 할 부분이다. 안철수 의원과 황교안 전 총리가 전대가 끝나도 의혹을 밝히겠다고 공언한 만큼 땅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선거 개입 논란은 언제든 당내 갈등으로 표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의혹을 깔끔하게 해소하지 못하면 김 대표뿐만 아니라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에도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중도층 민심을 끌어모아 총선 승리 기틀을 마련하는 것도 김 대표의 숙제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3대(노동·교육·연금)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의회 권력을 탈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도권 승리가 절실하다. 수도권은 21대 총선 기준 전체 지역구 253석 중 절반인 121석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18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국민의힘이 여소여대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의석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당선 뒤 수락 연설에서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한 몸이 돼서 민생을 살려내 내년 총선 승리를 반드시 이끌어 내겠다"며 "하나로 똘똘 뭉쳐 내년 총선 압승을 이루자"고 말했다.
또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여러 야당 지도자를 찾아뵙고, 의견을 구하겠다"고 말해 집권 여당 대표로 대야 협상에도 시동을 걸 예정이다.
다만 169석의 거대 야당과 국회 의석수가 물리적으로 대결이 불가능한 데다 야당이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 문제로 연일 정부뿐 아니라 여당과 각을 세우고 있어 여야 대화 국면을 복원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