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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 LX세미콘…짠 성과급에 직원들 ‘부글’

최대 실적 LX세미콘…짠 성과급에 직원들 ‘부글’

기사승인 2023. 02.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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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팹리스 기업 최초 매출 2조
성과급은 1년전대비 3분의1로
반도체 기업 인재 쟁탈전에도
직원 처우·복지 개선 소극적
주주엔 고배당금…불만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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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순수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LX세미콘이 성과급 불만으로 들끓고 있다. 지난해 국내 팹리스 기업 최초로 매출 2조원 달성, 두 번째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성과급이 1년 전보다 3분의 1 토막난 탓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DB하이텍 등 주요 반도체 기업 대부분이 인재 이탈이 곧 경쟁력 저하라는 점을 우려해 '통큰 성과급'을 지급하는데 LX세미콘 홀로 정 반대의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적자 낸 회사도 高 성과급인데….
9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지난 3일 기본급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LX세미콘은 지난해 연간 매출 첫 2조원 돌파, 영업이익은 역대 두 번째인 310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성과급은 2021년 초 600%, 지난해 초 900%에 비해 급감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이 3분의 1 토막나자 직원들은 "지난해 1년 간 노력한 성과를 인정받지 못한 기분이 든다"는 반응이다.

국내 반도체 대기업 가운데 LX세미콘의 성과급은 가장 적은 수준에 속한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연봉의 50%, SK하이닉스는 연봉의 41%, DB하이텍은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1조7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성과급을 지급했다. 삼성전자 DS부문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7% 급감했지만 최대 성과급을 안겼다.

반도체 기업들이 이익 급감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인재 이탈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 지난해 처우와 복지 혜택을 대거 개선했다. DB하이텍은 연 1% 고정 이자율로 최대 1억까지 주택자금대출을 지원하는 등 젊은 직원들 눈높이에 맞는 혜택을 마련했다. 최승철 사람인 HR연구소장은 "최근 촉발된 인재 전쟁으로 실적에 따라 성과를 바로 보상하는 성과주의가 경영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젊은 반도체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오는 14일까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경력직 채용 서류 접수를 진행하는데, 유관경력 기준을 4년에서 2년으로 낮췄다. '4년차' 직원은 통상 사원 말·대리 초에 해당하지만 '2년차'로 낮추면 갓 신입을 뗀 사원들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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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게티이미지뱅크
◇성과급은 뚝, '高배당 성향은 유지'
성과급 규모는 줄었지만,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한 점도 직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기업이 창출한 이익을 직원과 나누면 성과급, 주주에게 배분하면 배당금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LX세미콘은 지난달 26일 1주당 배당금을 450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가 배당률은 5.7%, 배당 총 금액은 약 732억원이다. 배당금은 다음달 중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약 한달 후 지급될 예정이다.

LX세미콘은 최근 3년새 배당금이 급증한 회사로 꼽힌다. 2020년 1주당 830원이었던 배당금이 2021년 1350원으로, 지난해엔 5400원으로 550%나 증가했다. 올해 지급될 4500원은 지난해보다 16.6%가량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배당성향이다. LX세미콘 지분 33.08%를 보유한 LX홀딩스가 약 240억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LX세미콘 주가는 이날 9만5100원에 장을 마쳤다. 전일 대비 0.32% 오른 가격이다. LX세미콘 주가는 이달들어 19.6%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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