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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재판!] 대법 “손님이 직접 만드는 ‘수제 담배업소’ 불법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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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혁 기자

승인 : 2023. 02. 06. 12:30

가맹점 계약 체결해 담배 재료·기계 등 공급…손님이 조작·제조한 담배 판매 혐의
"제조시설 공급이라 '담배 제조'는 아냐…입법 취지에도 어긋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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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제공=게티이미지뱅크
손님이 담배를 직접 만든 뒤 살 수 있도록 하는 '수제 담배업소'는 담배사업법이 금지하는 '담배의 제조·판매' 행위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또 이러한 영업 방식이 입법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민유숙)는 담배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식품유통업체 대표 A씨와 가맹점주 B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담배 재료를 공급받는 등 유통업을 하는 A씨는 2016년 12월~2017년 4월 B씨 등 19명에게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고 담배 재료와 제조기계 등을 공급해 수제 담배업소를 운영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B씨 등은 A씨에게 받은 담배 종이, 필터 등을 불특정 다수의 손님들에게 제공한 뒤 담배 제조기계를 조작·제조하도록 해, 그 담배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모두 담배제조업 허가 및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지 않고 영업을 했다. 담배사업법 제11조에 따르면 담배제조업을 하려는 자는 관련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검찰은 A씨와 B씨 등이 공모해 허가를 받지 않고 담배를 제조·판매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원심은 이들의 행위가 담배사업법상 '담배 제조'로 보고 A·B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반면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뒤집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은 연초 잎, 필터가 삽입된 담배종이 등 담배 재료와 담배제조시설을 손님에게 제공하는 영업을 했다"며 "재료를 판매하고 담배제조시설을 제공한 것을 물건이나 제품을 만들어 내는 등 '제조'했다고 보는 것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심 판단이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들은 직접 담배를 만들거나 판매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은 "별도로 기소된 다른 가맹점주들은 직접 기계를 작동해 미리 만들어 놓은 담배를 제조·판매해 유죄 판결을 확정 받았지만 피고인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손님이 담배를 만드는 영업 방식 역시 입법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연초 잎의 판매와 개별 소비자에 의한 담배 제조가 금지 돼 있지 않아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허가제로 운영하는 입법 취지는 국민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군소생산업체가 다수 설립되는 것을 막아 담배의 품질과 공급량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2018년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1부는 수제 담배업소 관련자들을 대규모 검거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이들이 일반담배처럼 '○○○타바코' 등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고, '꼼수영업으로 단속을 피할 수 있다'며 가맹점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제담배는 안정성 검증이 전혀 없다"며 "담뱃갑에 유해성을 설명하는 경고 문구조차 누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영업이 불법이 아니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관련 법령 제정 등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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