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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물류대란 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면서 주문을 받고도 생산하지 못하는 생산차질이 계속되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각각 360만138대, 266만3734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 3.7%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올해 설정한 판매 목표치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하다. 현대차는 올해 초 연간 432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 10월 401만대로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가 올해 매달 33만대 안팎으로 차를 판매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전체 판매 물량은 401만대에 조금 못 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통상 12월 판매량이 여느 달보다 1만~2만대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판매 목표치를 315만대로 설정한 기아도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12월 한 달간 49만대 가량을 판매해야하는데, 올해 기아의 한달 평균 판매량은 24만2000대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극심한 반도체 수급난에 지난해에도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수급난이 일부 해결됐지만, 기아의 경우 3분기 말 기준 백오더(대기 수요)만 120만대가 넘는 등 생산 차질이 이어졌다. 인기 차종을 받으려면 2년 가까이 걸리기도 해 "군대를 다녀와도 못 받는다"는 푸념이 나오기도 했다.
판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음에도 올해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20.87% 늘어난 142조1591억원, 영업이익은 39.91% 급증한 9조345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보다 24.92% 늘어난 87조2748억원, 영업이익은 36.06% 증가한 6조8928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양사는 지난 3분기 2조 9000억원에 달하는 '세타2 엔진' 충당금을 반영하기도 했다. 판매 목표치 달성 실패, 수조원의 품질 비용 반영에도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것은 현대차와 기아가 그간 강조해 온 고수익 차량 판매 증대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네시스, 전기차 같은 친환경차, SUV 등 영업이익률이 좋은 차들이 선전하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양적 팽창의 한계가 있었지만 글로벌 완성차들 성적과 비교해보면 선전했고, 내년에는 더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