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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기 서울 상공까지 침범···군 20mm 기관포 100발 쐈지만 격추 실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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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기자

승인 : 2022. 12. 26. 19:03

대응 출격하던 공군 항공기 1대 추락
김포·인천공항 일시 항공기 이륙중단
군 대응차원 무인기로 MDL 이북 정찰
북 도발 대응 차원이지만 첫 9·19 위반
군 대응능력 한계 노출···수뇌부 문책론 대두
북한 무인기 침투현황
북한 무인기 침투현황
북한이 26일 9·19 군사합의 이후 처음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 북부 상공까지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이 무인기를 MDL 이남으로 침투시킨 건 2017년 이후 5년여 만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군은 공군의 KA-1 전술통제기와 육군의 아파치 가디언(AH-64E) 헬기 등을 투입했고, 무인기를 MDL 이북으로 침투시켜 북한지역을 정찰했다. 이 과정에서 출격하던 공군의 KA-1 전술통제기 1대가 추락했고,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는 일시적으로 항공기 이륙이 중단됐다.

이 같은 대응에도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거나 포획하지 못하면서 군의 대응 능력에 한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지난 10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현무-2C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실패한 것에 이어 이번에도 북한의 무력도발 대응에 실패하면서 군 수뇌부에 대한 문책론이 대두되고 있다.

아울러 군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차원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9·19 군사합의에 따른 비행금지구역을 넘어 북한 상공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면서 사실상 9·19 군사합의가 무의미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항적을 포착해 대응했다"며 "이는 북한이 우리 영공을 침범한 명백한 도발행위"라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 무인기는 2m 이하 소형 무인기로, 이 중 1대는 수도권 북부지역까지 비행했고 나머지 4대는 강화도 일대에서 비행했다"며 "우리 군은 자위권 차원에서 즉각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또 합참은 "우리 군은 최초 미상항적을 김포 전방 MDL 이북에서부터 포착한 후 절차에 따라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했고, 항적 추적 및 격추자산을 운용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응했다"고 부연했다.

군 당국은 북한 무인기 항적이 포착되자 헬기에서 20㎜ 기관포 100 여발을 발사해 격추를 시도했지만 격추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합참은 "우리 군은 유·무인 정찰을 군사분계선 근접 지역과 이북 지역으로 투입해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침범 행위에 상응한 조치를 취했다"며 "적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하는 등 정찰 및 작전활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군이 북한지역으로 침투시킨 정찰자산은 무인기로 북한이 남쪽으로 넘어온 만큼 상응해서 북한지역으로 넘어갔다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합참은 "북한의 이같은 도발에 대해 앞으로도 우리 군은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MDL을 넘어 침투한 북한 무인기 중 1대는 경기 북부지역을 거쳐 서울 북부까지 내려왔다 북한으로 돌아갔고, 나머지 4대는 강화도 인근에서 비행하다 군의 탐지자산에서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군은 "오늘 오전 11시 39분쯤 원주기지 소속 KA-1 1대가 이륙중 강원 횡성군 횡성읍 묵계리에서 추락했다"며 "조종사 2명은 모두 비상탈출에 성공했고 민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락한 KA-1 항공기는 북한 무인기의 남침에 대응하기 위해 출격하던 중이었다. 공군은 이 항공기 추락 이후에도 같은 기종의 항공기 2대를 추가로 투입, 무인기 침투 도발에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무인기의 MDL 이남 남침은 2017년 6월 9일 강원 인제 야산에서 발견된 이후 5년여 만이다. 당시 이 무인기는 MDL을 넘어온 것은 물론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까지 내려가서 일대를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군의 조사 결과, 해당 무인기는 전체 비행시간 5시간 30여분, 비행거리 490여㎞로 파악됐고 성주 촬영 이후 북상하다가 엔진 이상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16년 1월 경기도 문산 지역에서 북한 무인기가 MDL을 넘어왔다가 군이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하자 북으로 돌아간 적이 있고,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로 긴장 수위가 높아졌던 2015년 8월에는 경기 화천 MDL 남쪽 상공을 북한 무인기가 여러 차례 침범했다. 2014년에는 경기 파주, 강원 삼척, 백령도 등에서 북한 무인기 잔해가 잇달아 발견 된 바 있다.

북한 무인기 도발로 항공 당국은 이날 오후 1시8분부터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항공기 이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다가 약 50분만에 해제했다. 김포공항은 이날 오후 1시8분, 인천공항은 오후 1시 22분부터 항공기 이륙을 일시 중단했다가 오후 2시10분쯤 일괄 해제됐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허를 찔린 것도 맞고 대응이 깔끔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향후 우리의 신경을 건드리고 대북정책에 대한 국내 여론 분열을 유도할 목적으로 북한이 비슷한 도발을 계속 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차 수석연구위원은 △전방에서 수도권에 이르는 비행물체 탐지 및 대응 연계체제의 미숙 △현장 지휘관 재량권 제한에 따른 조치 미흡 △드론 등 무인기에 대한 GPS 재밍 등 대응수단의 확립 부실 등을 지적하며 "향후 이런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차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이번 무인기 도발이 드론이라고 하기에도 작고 조악한 수준으로 보인다"며 "이런 수준으로는 정찰은 커녕 테러도 못 할 것"이라고 쳥가했다.

이어 차 수석연구위원은 "차제에 북한 이 같은 도발 행위에 대한 대응 탄력성 차원에서 대북전단금지법 개정, 이동식 확성기 방송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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