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 중 명품 지난해 23.5% 차지
내년 소비 침체는 변수 "면세점이 메워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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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연결기준 올해 4조6525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이는 3조5724억원 대비 30.2% 급증 수치다. 백화점만의 매출인 별도기준 매출을 봐도 3분기까지 1조22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5월 인수 완료한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의 실적이 편입된 영향도 있다.
현대백화점 내부에서는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10월 판교점에 경기권 최초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에르메스 매장을 오픈하면서다. 에르메스 매장은 세계 3대 명품으로 꼽히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로, 판교점은 루이비통에 이어 대표 명품 브랜드를 모두 갖춘 백화점이 됐다. 이달에는 프랑스 하이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크아펠의 오픈도 앞두고 있다. 이미 지난 1월에는 버버리, 3월에는 토즈가 입점했다.
명품 브랜드의 입점이 중요한 이유는 백화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백화점 매출만 놓고 봤을 때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8.9%에서 2021년 23.5%까지 치솟았다. 이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8.1%에서 48.7%까지 늘었다. 통상 업계에서 보는 명품 매출 비중도 20% 후반에서 30% 수준이다. 고객층이 확고한 3대 명품은 백화점으로서는 고객 모집 효과가 확실해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명품 효과에 힘입어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방문객들도 확 늘었다. 실제로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의 11월 티맵 사용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여의도의 더현대서울에 이어 전국 백화점 중 2번째로 많은 고객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내년부터는 백화점 업황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내년 소비 경기에 대해 "불확실성이 경기위축으로 전환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근 발표되고 있는 소비심리 등 일련의 소비지표 악화는 이러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명품 브랜드는 입점 수수료가 일반 브랜드보다 낮기 때문에 명품 호황이 끝났을 때는 백화점에 독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으로서는 신사업인 면세점이 내년 소비 위축에 따른 백화점 실적 공백을 메워야 한다"며 "해외여행 회복세가 계속되고 있어 면세점 영업도 활기를 띄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은 대형 마케팅 및 판매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오는 2025년 충정북도 청주시에 시티아울렛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에도 최근 복합쇼핑몰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