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좋는데도 매각 실적 저조
가파른 금리 인상에 매수심리 위축 탓
고금리 기조 멈추고 경기 회복 때까지 관망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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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여파로 상가주택(점포 겸용 단독주택)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어닥쳤다. 특히 위례신도시에선 상가주택이 들어설 용지마저 팔리지 않아 대거 미분양됐다.
상가주택은 한때 분양만 받으면 임대 수익과 시세 차익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로또'로 통했으나, 최근 들어선 수요자들에게 외면받는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흔히 상가주택으로 일컫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은 이름 그대로 상가(점포)와 주택이 한데 있는 건물을 말한다.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으로 아래층은 상가로, 윗층은 주택으로 구성된다. 건물 주인이 직접 살면서 점포 임대를 놓아 월세 수익도 얻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24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서울 송파구 거여동 위례신도시 상가주택 용지 2차 분양 결과 총 30개 필지(7092㎡) 중 절반만 낙찰됐다.
나머지 15개 필지 중 9곳은 응찰자가 아예 없었고, 6곳은 부적격 처리됐다. 부적격 처리는 낙찰자로 선정된 사람이 다른 필지를 중복 신청하는 등의 이유로 낙찰이 무효로 되는 경우를 말한다.
상가주택 용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610만원. 낙찰된 필지(면적 230㎡ 안팎)의 분양가는 최저 17억3063만6000원에서 최고 28억3001만원이다.
이번에 공급된 상가주택 용지는 송파구 거여동 일대에 위치해 위례신도시에서도 입지 좋은 북위례 지역에 속해 있다. 북쪽 인근에는 지하철 5호선 거여·마천역도 자리해 있다. 그런데도 매각 실적은 저조했다.
미분양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에 따른 매수 심리 위축을 꼽는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공급가격이 주변 시세와 비교해 비싼 편은 아니었지만 토지 담보 대출 비용에 건축비까지 감안하면 월세를 놓더라도 임대수익률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보니 응찰자가 적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토지비·건축비 등에 대한 금융권 대출이 쉽지 않고, 그나마 대출이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금리가 안정화되고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상가주택 용지 분양도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SH공사는 다음달 상가주택 용지 3차 분양을 실시할 예정이다. 미분양 용지에 대해선 추후 분양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공급한 상가주택 용지는 1종 일반주거지역에 있어 용적률 150%에 4층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준공 후 소유권 이전등기 때까지는 전매를 할 수 없다.
분양은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최고가격을 써낸 사람에게 용지 소유권이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