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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삼성SDI의 시간…북미공장 투자 러브콜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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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22. 11. 01. 17:59

완성차 업체, 배터리 공급망 다각화
삼성SDI에 합작사 설립·협업 타진
LG엔솔은 북미 합작공장 설립 중
SK온, 포드와 합작사 설립 몰두
"삼성SDI가 유일한 선택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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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북미 배터리 공장 투자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주요 플레이어와 현지 합작공장 5곳을 건설 중이고, SK온은 포드와 합작사 설립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SDI가 사실상 완성차 업체들의 유일한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고수해 온 '수익성 중심 경영' 덕분에 넉넉한 재무상태도 완성차 업체들이 찾아오는 이유로 꼽힌다.

◇美 파트너 찾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 집중 러브콜
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를 필두로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이원화·삼원화 전략에 속도가 붙으면서 삼성SDI가 새로운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SDI와 합작사 설립, 협업을 타진하는 완성차 업체로는 미국 공장 건설을 앞둔 유럽 업체가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의 기존 주요 고객사는 폭스바겐그룹, BMW그룹, 스텔란티스, 포드, 리비안, 루시드 등이다. 이 가운데 BMW가 미국 전기차·배터리 공장 투자를 발표한 상태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스텔란티스, 자체 공장 설립에 핵심 인력 대부분이 매달리고 있고 SK온은 포드와 합작사 설립에 몰두하고 있다"며 "삼성SDI가 추가 투자 여력과 재원 면에서 마지막 남은 선택지"라고 귀띔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2회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투자 계획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세 가지 경영방침과 중장기 전략에 맞춰 잘 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강조해온 경영방침은 초격차 기술 경쟁력, 최고의 품질,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 등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공급망 이원화는 가격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다. 한 업체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으면 의존도가 높아져 가격 주도권을 놓칠 수 있어서다.

테슬라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중국 CATL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지만 자체 배터리 생산까지 선언했을 정도다. 현대차도 차종별 배터리 공급사를 달리 두고, 자체 배터리 팩 제조 능력을 키워왔다.

전기차종 증가도 공급사 다변화 추세의 배경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차종이 증가하면서 원통형·파우치형·각형 등 다양한 배터리가 필요해 완성차 업체가 공급사를 다변화하는 추세"라며 "삼성SDI는 북미에 스텔란티스 정도만 합작사를 설립해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신규 완성차 업체와 합작사 설립을 포함한 여러 협업 방안을 물밑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삼성SDI 보유 지분 활용 가능성은?
완성차 업체들이 SK온의 자금 여력에 의문을 품고 있는 점도 삼성SDI에 러브콜이 쏟아지는 이유다.

SK온은 상장 전 자금 유치(프리 IPO)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근 금융사 단기차입금 한도를 기존보다 두 배 늘린 3조4600억원으로 높인 바 있다. 이번 3분기에도 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삼성SDI는 지난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만 1조2695억원에 이른다. 현금성자산 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 삼성엔지니어링 11.7%, 삼성글로벌리서치 29.6%, 에스원 11% 등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4조8000억원에 이르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삼성전자에 매각하는 방안도 시장에서는 심심찮게 거론된다.

최근 달라진 시장 상황도 삼성SDI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SK온과 비교할 때 대규모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그동안 낮은 이익을 감수하더라도 배터리 물량을 적극 수주했지만, 삼성SDI는 저가 수주에 절대 나서지 않는다는 내부 기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오는 2025년 예상 생산능력도 LG에너지솔루션 555기가와트시(GWh), SK온 220GWh보다 한참 적은 124GWh다.

정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보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수익성을 먼저 따져서 수주받는 시점이 됐다"며 "가격 경쟁력 면에서 떨어지던 삼성SDI도 수주전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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