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기획자의 첫 해명, 갈등의 불씨로 작용
천주교 "해인도의 현대화한 새로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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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26일 성명서를 통해 "해인사의 해인도(화엄일승법계도)를 무단 도용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과 옹청박물관은 즉각 사과하고 이를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종교평화위원회 위원장 도심스님은 "현재 서소문 역사박물관과 옹청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일어나 비추어라' 작품이 불교의 상징인 '해인도'를 무단 도용한 것으로서 명백한 종교폄훼로 종교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비교해보면 알 수 있듯이 현재 작품에 도용된 이미지는 상표 등록된 해인도와 이미지가 일치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전시주체들은 '강강술래'라는 터무니없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더 놀라운 것은 해인도 이미지를 중심으로 위로는 관을 쓴 성보 형상 그림과 아래로는 십자가를 연결해 불교의 성보를 심각하게 왜곡 훼손함으로써 불교 폄훼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심스님은 "지금이라도 전시된 이미지가 해인도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작품철거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하여 종교간의 불필요한 갈등을 확대시키지 않기를 바란다"며 전시 주체들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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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도는 신라 고승 의상대사가 화엄경(華嚴經)의 정수인 법성게(法性偈)를 표현한 그림으로, 해인사의 상징이자 한국불교의 역사가 담긴 문양이다. 조계종 교구본사인 해인사는 '해인도'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2006년 특허청에 상표 등록을 했다.
해인사는 이를 근거로 해당 박물관과 천주교 서울대교구 등에 공문을 보내 작품의 철거를 요구했다. 그러자 처음에는 해인도가 아닌 '강강술래'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던 옹청박물관장 최기복 신부(작품 기획자)는 이 작품이 해인도를 기반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최 신부는 해당 작품에 대한 철회 계획은 밝히지 않고 "해인도의 형상은 우리 전통문화 중 하나인 해인도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통해 새로운 작품을 제작한 것이며 불교의 가치와 가르침을 훼손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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