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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항공업계와 복수의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년 상반기 도입을 목표로 유니폼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새 유니폼은 연보라색, 짙은 보라색 등이 주로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내에 장시간 머무는 승무원 업무환경을 고려해 실용적이지만 우아한 디자인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 승무원 유니폼도 변경 대상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다양성을 고려한 디자인이나, 재활용 원단과 단추 등을 사용할 가능성도 높다.
대한항공 한 직원은 "늦어도 내년부터 유니폼이 바뀔 예정으로 알고있다"며 "업무하기 편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한항공 직원은 "현재 유니폼을 좋아하지만 업무 때 불편한 부분도 많다"며 "실용성이 많이 고려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승무원 유니폼은 항공사를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다. 일부 항공사는 국가나 민족의 정체성을 유니폼 색상과 디자인, 액세서리로 표현하기도 한다. 아랍에미레이트항공은 중동 전통 의상을 연상케하는 모자를, 중국 하이난항공 유니폼은 치파오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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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기 유니폼은 1991년 도입돼 2005년까지 세계를 누볐다. 김동순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진한 감색 재킷과 스커트, 조끼에 리본 스카프가 특징이다. 빨강색·감색·흰색의 대한항공 로고가 프린트된 커다란 리본 모양 스카프는 한 때 대한항공을 상징하는 아이템이었다. 10기는 대한항공 승무원 공청회를 거쳐 선정된 첫 유니폼이기도 하다.
11기 유니폼은 2005년 도입 후 17년동안 대한항공의 얼굴로 활약하고 있다. 역대 최장수 유니폼이다. 이탈리아 3대 디자이너 지안프랑코 페레의 작품으로 청자색과 베이지색이 우아한 인상을 준다. 비녀를 연상시키는 헤어 액세서리와 비상하는 느낌의 스카프, 청자색 재킷과 블라우스 등 대한항공의 세련된 이미지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앞두고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의 공정 당국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으면 대한항공은 오는 2024~2025년까지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올초 새로운 기업 로고를 출원하기도 했다. 다만 직원들 반응과 달리 대한항공 측은 "유니폼 변경은 사실무근"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30%대다.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3년만에 객실승무원 채용에 돌입하는 등 내년 국제여객 정상화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