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에서 원격 증언…법원, 도서지역 영상증인신문 추진

30일 시연회 실시…내달 23일 거주민 원격증언
백령도에서 성공시…울릉도·흑산도 등 확대 실시

/박성일 기자

법원이 서해 최북단인 백령도에서 법원에 출석하지 않아도 원격으로 증언할 수 있도록 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달부터 백령도 거주민들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더라도 '도서지역 영상증인신문'을 통해 원격으로 증인신문을 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단독 이은주 판사는 내달 23일 사기 사건의 증인인 백령도 주민 A씨를 원격으로 증인 신문할 예정이다.

A씨는 백령면사무소에 설치된 중계시설을 통해 실시간 증언하게 된다.

해당 재판은 공사대금 명목으로 2억5000만원, 차용금 명목으로 1억원 등을 가로챈 사기 사건에 관한 것으로, A씨는 단순 참고인으로서 증언한다.

재판부는 원활한 재판 진행을 위해 오는 30일 시연회를 실시해 중계 상태를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증인신문'이 아니라면, A씨는 백령도에서 4시간 동안 배를 타고 인천으로 가 증언하고 다시 배를 4시간 동안 타고 돌아가야 한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이와 같이 도서지역 거주 증인이 증인신문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원거리 법원으로 출석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고 재판의 기일 공전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서지역의 관공서 등에 중계시설을 설치하고 증인신문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백령도 영상재판이 성공적으로 안착될 경우 울릉도, 흑산도 등 그 밖의 도서지역으로도 영상재판 확대 실시를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