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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5일 “북한 매체들이 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이번 발사가 미사일이 아닌 정찰위성 발사를 시험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은 “이번 발사에 사용된 미사일은 지난 3월 16일 발사에 실패한 ‘화성-17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 ‘화성-15형’ 등 기존 ICBM일 확률이 높다”며 “북한은 화성-17형을 활용해 군사위성을 쏘아 올리려고 하고 있지만 지난번 발사 실패의 원인 분석과 해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니까 이른바 ‘플랜 B’로 화성-15형 등 기존에 개발한 ICBM을 활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 위원은 “북한이 4일 쏜 ICBM의 정점고도가 780㎞ 밖에 안 나온 것으로 미뤄 볼 때 북한이 생각하는 중량의 탑재체를 기존 ICBM의 1단 추진체로 얼마나 올릴 수 있는 지 등을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4일 쏜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470㎞)와 정점고도를 보면 지난 2월 27일(사거리 약 300·정점고도 620㎞)과 3월 5일(사거리 270㎞·정점고도 560㎞) 북한의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발사와 유사하면서도 앞의 두 차례에 비해 오히려 훨씬 멀리 이동하고 더 높이 상승했다”며 “그러므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북한의 기술적 능력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 센터장은 “이 같은 기술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공개하지 않은 데에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의 고조와 그로 인한 한·중 관계의 악화를 바라지 않는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정 센터장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 당선 이후 중국의 적극적인 대 한국 외교에 비춰볼 때 중국이 북한의 무력시위를 자제시키기 위해 압력을 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중국은 윤 당선인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비례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추가 배치하는 등 한·중 관계가 악화되고 새 정부가 미국의 대중 견제에 동참할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센터장은 “이 같은 중국의 입장이 북한의 핵실험까지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대북 지렛대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그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윤 당선인과 새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것처럼 ‘한·중 정상 교환방문 및 고위급 간 교류·소통 강화, 실질협력 증진을 통한 상호존중과 협력에 기반한 한·중관계 구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