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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이하를 획득한 건 1992 알베르빌 대회(금 2·은1·동1),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금2·은2) 이후 처음이다. 베이징올림픽에 나선 선수단은 각종 논란과 선수 이탈 등으로 ‘최약체’라는 혹평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훈련 시간조차 확보가 어려웠다. 악조건 속에서도 선수들이 제몫 이상을 했다는 평가다.
다만 메달이 쇼트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에 집중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본격 가동된 이른바 ‘평창 프로젝트 효과’가 4년 만에 원위치된 모양새다. 평창 프로젝트로 동계 스포츠의 저변확대는 탄력을 받았다. 이 결과 평창 대회에선 썰매, 스키, 컬링 등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이 나왔다. 한국도 동계올림픽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이번 대회에선 평창 효과가 사라졌음을 보여준다. 남자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등 썰매 종목은 지난 4년 간 줄어든 지원에도 악전고투했지만 메달권과 큰 격차를 보였다. 평창 대회 이후 ‘지도자 갑질’ 논란이 불거지며 내상을 입었던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 역시 우여곡절 끝에 베이징 무대를 밟았지만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스키 종목의 메달이 기대됐던 스노보드의 이상호 역시 남자 알파인 평행대회전 준준결승에서 0.01초차로 패하며 메달 레이스를 아쉽게 멈춰야했다.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코로나19’로 국내·외 대회들이 축소 운영됐다. 훈련을 제대로 진행하기도 힘들었다. 어쩔 수 없이 ‘평창의 영웅들’을 소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지난 4년간 새로운 선수 발굴과 육성에 성공했다고 말기는 어렵다. 쇼트트랙만 보더라도 남녀 계주에 참가한 일부 선수를 제외하면 개인 종목에서 새로운 메달리스트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경기 종목별 연맹이 평창 대회 이후 공과를 놓고 내홍을 겪으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한국은 평창 대회 때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땄다. 이번 대회에선 거의 반 토막이 났다. 다시 동계스포츠의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수발굴과 육성에 매진해야한다. 빙상 외 종목들에서 메달을 수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