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통' 박윤기 대표, 재무 개선 효과 톡톡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음료와 주류 부문에서 모두 실적 성장을 이끌어냈다. 특히 주류 부문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시장에서는 ‘음료통’으로 불리는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의 재무 구조 개선 효과가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5년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며 연간 2조8000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률 12%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13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올해 과일맛 탄산음료 ‘탐스’가 재출시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제품 출시 계획은 있지만 아직 개발 단계”라며 “브랜드명은 그대로 가져올 예정이지만 플레이버 등은 당시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탐스’는 1978년 출시된 후 단종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제로칼로리 제품이 지난해 실적이 잘 나오기도 했고 소비자 수요가 있어 라인업을 확장하려는 취지”라고 전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5061억원, 영업이익 18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11%, 87.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음료사업 매출은 1조6729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영업이익은 1500억원으로 21.8% 올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음료사업부문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제로칼로리 ‘칠성사이다 제로’ 등을 중심으로 탄산음료의 수요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사업 매출도 67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24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의 페트 제품 리뉴얼, ‘클라우드’ 디자인 리뉴얼 등 가정용 시장 강화 전략과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의 마케팅 강화 등 주력제품의 차별화 시도로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와인 신제품 출시, 수제맥주 클러스터 프로젝트 등의 활동들도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같은 반등의 신호탄에 박 대표의 구조적 개선 효과가 컸다는 시각이다. 박 대표는 1994년에 롯데그룹에 입사한(공채 34기) ‘롯데맨’이다. 롯데칠성음료에서 영업전략팀에서 근무를 시작해 채널분석담당, 마케팅전략담당을 거쳐 2009년에는 마케팅팀 팀장을 역임했다.
롯데칠성음료에서 쭉 몸담은 박 대표를 두고 시장에서는 그를 ‘음료(Beverage)통’이라고 평가한다. 박 대표는 2014년에 마케팅부문장(상무보B 승진), 2017년 경영전략 및 해외사업부문장을 총괄, 2020년에는 음료·주류를 통합한 전략기획부문장을 역임했다.
박 대표의 실적 결실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수익성 제고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롯데칠성에 따르면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019년 163.4%, 2020년 160.2%, 2021년 143.6%로 박 대표가 취임한 2020년 12월 이후인 지난해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졌다. 롯데칠성음료는 2025년까지 부채비율을 91.1%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올해 롯데칠성음료는 음료사업에서 기능성 표시 제품 등 건강기능 관련 신제품을 출시하고 저칼리 음료 트렌드에 지속 대응하기 위해 제로 탄산음료 라인업을 확대하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소비트렌드에 맞춰 대용량, 신규 플레이버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주류부문에서는 ‘처음처럼’ 신규 광고 등 리뉴얼 제품 마케팅 강화를 통한 가정 시장 강화 전략과 수제맥주 클러스터 프로젝트 등 비즈니스 모델 콜라보로 수익성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음료는 가격 인상과 고수익성 탄산 카테고리 호조에 따라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충족하고 있다”며 “올해도 기능성 제품 출시 등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제품 출시를 통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7년 이후 적자를 기록했던 주류는 작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올해는 맥주 사업도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며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판매 호조와 수제맥주 OEM 강화를 통해 가동률이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