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윤 후보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기자가 “문재인 정부 초기처럼 전 정권 적폐 청산 수사를 할 것인가”라고 묻자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돼야죠”라고 대답했다. 윤 후보는 이어 “현 정부 초기 때 수사한 것은 헌법과 원칙에 따라 한 것이고, 다음 정부가 자기들 비리와 불법에 대해 수사하면 그것은 보복인가. 다 시스템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 발언은 여권의 반발을 샀다.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반발했고, 청와대는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다 급기야 문 대통령이 사과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윤 후보가 적폐 수사를 ‘발표’한 것은 아니고 기자가 적폐 수사를 하겠느냐고 물어 “해야죠”라고 한 것인데 파문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요구한 것은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적폐 수사는 민감한 단어다. 문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적폐 수사’가 대선공약이었다. 실제로 1000여 명이 수사 받고, 200여 명이 구속된 걸 국민은 보아왔다. 정치 보복은 없어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생각인데 아무리 기자가 질문을 했다고 하더라도 적폐 수사를 해야 한다고 한 것은 오해를 살 수 있다. 예단을 피하고 잘못에 대한 의혹이 있으면 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대선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민심은 말 한마디에 달라지고, 집권 세력은 앞으로 어떤 일이 전개될지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대선 후보는 정치 보복으로 들릴 여지가 있는 말은 신중해야 한다. 국가 최고 지도자를 뽑는 대선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두 편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말을 가려서, 신중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