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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멸공’에도…이마트, 北 점유율 1위 ‘진달래맥주’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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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철 기자

승인 : 2022. 01. 10. 16:30

진달래맥주, 중국 OEM 생산…북한 고위층 즐기는 라거맥주
정용진 부회장, 멸공 강조하며 이마트선 북한 맥주 판매…'괴리' 시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통해 ‘멸공의 아이콘’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그가 이끄는 이마트가 북한 점유율 1위 맥주로 알려진 ‘진달래맥주’를 판매하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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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이마트 한 지점에서 북한 맥주로 알려진 ‘진달래맥주’를 한 캔(500ml)에 2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권오철 기자 konplash@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현재 수입 라거맥주인 진달래맥주를 개당 2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백두산 천지 암반수를 사용했으며, 500ml 캔맥주 기준 진달래꽃이 0.01% 함유돼 맛에서 진달래꽃향을 느낄 수 있다. 황금색 캔 디자인에는 ‘ㅍㅕㅇㅇㅑㅇㅈㅣㄴㄷㅏㄹㄹㅐ(평양진달래)’라고 자음·모음을 풀어쓰면서 ‘북한맥주’임을 암시하고 있다.

다만 진달래맥주의 제조사는 중국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구 소재 ‘왕청융성맥주회사(Wangqing Longsheng Beer Co. LTD)’다. 수입사인 사케마루에 따르면 북한의 전기공급 사정으로 중국에 공장을 두고 OEM(주문자위탁생산)방식으로 생산됐다. 대부분이 평양으로 공급돼 북한 고위층이 즐겨 마시며, 대동강 맥주의 5배가 생산되는 북한 점유율 1위 맥주라고 한다. 사케마루는 “대한민국에 판매 중인 유일무이한 오리지널 북한맥주”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과거 북한산 농수산물과 김치를 대대적으로 판매한 바가 있지만, 특히 이번에 진달래맥주가 눈길을 끄는 것은 정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왕성한 ‘멸공’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둔 정치계에서 언급될 정도로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발언은 연일 이슈다. 최근 그는 인스타그램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포함된 기사와 멸공을 함께 썼다가 논란이 커지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며 “나의 멸공은 (중국이 아닌) 오로지 우리 위에 사는 이들에 대한 멸공”이라고 강조했다. 멸공의 범위를 북한으로 한정한 것이다. 또한 정 부회장은 “나는 개인이오”라며 SNS 활동은 개인사임을 덧붙였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이 여전히 경영활동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중국에선 일찌감치 사업을 철수했다지만 멸공을 주장하며 동시에 북한 맥주 판매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라며 “정 부회장과 같은 기업 대표는 일종의 공인으로 볼 수 있는데, 그의 언행이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할 때 SNS 활동을 사적활동이라고 좁게 규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재벌이라 할지라도 SNS는 개인의 영역”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권오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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