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마켓파워] 주주피해 부르는 SK온 ‘분할 후 상장’…향후 해법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20106010003617

글자크기

닫기

최서윤 기자

승인 : 2022. 01. 06. 18:35

‘쪼개기 상장’ 주주 지분가치 훼손
오너·소액주주간 신뢰손상도 우려
비난 여론 거세지며 상장 ‘제동’
“피해 최소화 방안 등 강구 나서야”
basic_2021
‘물적분할 후 자회사 쪼개기 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SK온 상장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에서 2차전지사업이 분리해 작년 10월 신설된 SK온은 막대한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설립 한 달 만에 프리IPO를 추진하기 위해 주관사까지 선정했지만, 최근 소위 ‘쪼개기’(물적분할) 상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불투명해졌다.

SK이노베이션이 지분을 100% 보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사한 후 상장을 추진하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2차전지 사업 성장성을 보고 SK이노베이션에 투자한 일반 투자자들은 이중 상장으로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이미 물적분할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본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SK온 상장과 함께 모회사 주식가치를 희석돼 재차 주가 하락에 따른 피해 가능성이 높아졌다.

SK이노베이션 소액 주주가 피해보지 않도록 주가 방어 방안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SK(주)→SK이노베이션→SK온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특성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최태원 회장의 결단이 필요다하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SK온 물적분할 발표 전후 SK이노베이션 주당 손실액은 8만4000원으로 같은 해 2월 역대 최고치(32만7500원)까지 오르던 주가가 26% 급락했다. SK이노베이션 주가가 고공행진하던 이유 중 하나는 전기차 시대를 맞아 각광받는 2차전지사업 때문이었다. 이 사업을 SK온으로 물적분할하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주력인 석유화학사업은 과거엔 돈버는 하마였지만, 지금은 친환경과 탄소중립 여파로 과거만큼 각광받는 업종은 아니다”라며 “신성장동력으로 채택한 게 바로 2차전지 사업인데, 이 사업을 물적분할로 내보내면 믿고 주식을 산 대다수 소액주주가 피해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물적분할 후 한 달 만에 프리IPO를 위한 주관사까지 선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장 의지를 시장에 내비치기도 했다. SK온의 주력사업인 2차전지 사업은 막대한 투자자금이 필요한데, 이 자금을 상장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것이었다.

앞서 LG화학이 물적분할로 배터리사업을 떼어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을 때도 기존 주주가 큰 주가 손실을 입었다. 분할 발표 한 달만에 주가가 18% 급락하며 소액주주들의 원성이 이어졌으나 IPO까지 밀어붙였고 이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이라는 악순환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대선후보들도 쪼개기 상장에 대한 규제 방침을 내놨다. 최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도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 폐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회사가 고도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주력사업이 궤도에 더 많이 올랐을 때 회사 밸류를 제대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SK온 IPO는 올해 전혀 계획이 없고 천천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시기만 늦춰졌을 뿐이기 때문에 시장에선 SK온 상장과 관련한 리스크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의 지분가치 훼손은 물론, 일반 투자자의 전문경영인(CEO)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전체 주주를 대신해 경영해야 하는 의무를 무시하고 대다수 소액주주들이 불리하고 피해보는 쪽으로 의사결정이 내려진 것이기 때문이다. CEO가 지배구조 상 그룹의 최대주주인 오너에게 유리한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 이는 결국 오너 경영인과 소액주주 간 신뢰 훼손으로 이어진다.

재계 관계자는 “SK온 상장 여부에 대해선 CEO가 결정할 순 없고 그룹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최태원 회장이 수습해야 할 것”이라며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기존 SK이노베이션 주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상장하기로 최종 결정난 뒤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시점이 와야 주가 방어 관련 방침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